[우리말 바루기] 설레임(?)이 가득한 1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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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새로운 출발은 두근거리는 긴장을 동반한다. 새로운 시작과 결심이 많은 1월은 설레임(?)도 많은 달이다. ‘가슴이 가라앉지 않고 들떠 두근거림’을 나타낼 때 이처럼 ‘설레임’이라 쓰기 쉬우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설렘’이라 해야 한다.

 ‘설레임’은 ‘설레이다’, ‘설렘’은 ‘설레다’의 명사형이다. ‘설레임’이 성립하려면 ‘설레이다’가 바른 표현이어야 한다. 그러나 ‘설레다’는 피동형을 만들어 주는 ‘-이-’를 붙여서 ‘설레이다’와 같이 쓸 수 없다. 많은 동사에 ‘-이-’를 붙여 피동형 표현(예:보다→보이다, 놓다→놓이다)을 만들곤 하지만, ‘설레다’는 피동 표현이 불가능한 동사다. 마음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지 누군가 움직이도록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날씨가 개이다” “정처 없이 헤매이다” 등도 ‘-이-’를 붙여 피동형으로 잘못 쓰는 대표적 사례다. ‘개다’ ‘헤매다’가 바른 말이며, 명사형은 ‘갬’과 ‘헤맴’이다.

 ‘설레임’ 또는 ‘설레이다’는 표현은 특히 노래 가사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는 운율을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므로, 일반 글에서는 따라 해선 안 된다. 반드시 ‘설렘’ ‘설레다’로 표기해야 한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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