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북 축산연구소 구제역 6일 간 숨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사상 최악의 구제역에 최고의 방역장비와 인력을 갖춘 경상북도 축산기술연구소가 뚫렸다. 하지만 연구소 측은 6일 동안 정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정창진 경북 축산기술연 소장은 11일 “축산기술연구소의 수정란 이식센터에 있던 암컷 칡소 한 마리가 지난 5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부터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방에 있는 축산기술연구소의 구제역 방역망이 뚫린 것은 지난해 5월 충남에 이어 두 번째다.

 연구소에 있던 칡소가 구제역에 감염된 이상 씨소는 물론 모든 우제류 1100여 마리를 살처분해야 한다. 이 연구소에는 당시 우량 한우와 희귀 품종인 칡소, 젖소, 돼지 등 우제류 11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제역 검사를 해 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물론 농식품부조차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연구소 측이 검사를 의뢰하면서 소장의 이름과 주소만 기입해 마치 개인 농가처럼 보이도록 했기 때문이다.

 연구소 측은 시간을 다퉈야 하는 살처분 매몰도 6일이 지난 11일까지 완료하지 않았다. 정 소장은 “현재 670마리를 살처분 매몰했다”며 “자체 인력과 장비로 해결하다 보니 늦어졌지만 서둘러 마치겠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구제역 발생으로 종자 개량 등 모든 시험은 중단됐다. 또 우량 종돈 생산과 보급, 정액 공급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AI 위기 경보, 주의서 경계로 격상=한편 농식품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남에 이어 경기도 지역까지 확산되자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 단계에서 ‘경계’로 올렸다.

대구=송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