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DAQ 등록 1호 노리는 미래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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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에 대한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지 않다면 굳이 갈 필요 없습니다.” 나스닥 등록을 추진중인 미래산업의 정문술 사장(61)은 “들어가면 무조건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만 저만 복잡한 게 아닙니다. 늘 공시를 해야죠. 분기마다 미국 회계기준으로 결산해야죠. 국내기준에 맞춰 또 해야 되니 2중 작업입니다. 서류만이 아니라 보증을 해제하려면 빚을 갚아야죠. 이익규모 늘려야죠. 경영에 간섭하려는 소액주주들과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러 주가관리 차원에서 재료로 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친구 따라 강남 갈 일이 아닙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들은 플러스적인 요소들이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들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
그는 오죽하면 메디슨이 포기를 했겠느냐고 했다.

─나스닥 등록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뭔가요?

“지난 2월 넵콘웨스트서 처음 선보인 세계 최고속 SMD 마운터가 지난 달 양산체제에 들어갔고, 간판제품인 테스트 핸들러도 지난해부터 내수보다 수출물량이 더 많아져 세계시장서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는 게 절실했습니다. 국제적인 인지도·신용도를 높이는 데는 나스닥 등록이 최고거든요.”

─DR(주식예탁증서)발행 규모와 등록 예상 시기는 어떻게 되나요?

“1억 달러이고, 수요에 따라 15% 늘릴 수 있는 조건입니다. 시기는 일단 11월 초로 잡고 있습니다만 시장상황을 좀 봐야죠. 해외 투자자는 제한돼 있는데 아시아권의 공급 물량이 많아서…. 할인들을 많이 하지만 우리까지 그럴 순 없고, 하더라도 할인율을 최소화할 생각입니다.”

─준비는 어떻게 돼 갑니까?

“지난 7월 추진팀을 만들어 준비를 했고, 현재 美증권감독위원회(SEC)의 요구로 1차 보완서류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두번째 보완 요구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곧 올 거예요. 외국기업이 등록 신청을 하면 보통 첫 보완 요구 때 2백∼4백항의 보완 요구서를 보낸다는데 우리는 88항을 받았어요. 담당 법무법인에서 최근 자기들이 취급한 케이스 중 가장 적은 수라고 합디다. 미국식 회계기준에 거의 부합하는 경영을 해 왔다는 얘기죠. 현재 나스닥 등록을 추진중인 회사 중에선 진도가 가장 빠릅니다. 서류 보완이 끝나면 SEC측이‘사업설명서 공개’(Public Filing)를 하고, 보통 로드쇼(투자설명회)를 거쳐 발행가격을 결정하죠.”

─주간사는 어디입니까?

“‘비공개 검토’(Confidential Submission) 기간이라 못 밝히게 돼 있습니다. SEC서 요구하는 보완 서류를 다 제출하고 나서 ‘사업설명서 공개’(Public Filing) 시점에서 말씀 드리죠.”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ADR(미국 발행 DR) 발행엔 주간사·회계법인·로펌 등에 나가는 비용 말고도 로드쇼 비용, 서류 작성 비용 등 발행금액에 비례해 막대한 돈이 들어갑니다. 나스닥 등록 자체엔 신청금 5천 달러밖에 안 들어요. 등록 때 5만∼6만 달러, 연회비로 1만∼2만 달러 듭니다.”

─변수가 있다면…?

“해외증시예요. 특히 아시아권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보통 연말이 가까우면 투자활동이 줄어드는 데다 올해는 더욱이 Y2K 문제 때문에 투자자들이 투자결정을 일찍 마감하고 내년으로 투자를 미루고 있습니다.”

─나스닥 등록엔 어떤 리스크가 있나요?

“우린 투명 경영을 해 왔고 향후 실적도 자신이 있어 큰 위험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위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등록 폐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이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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