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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나는 '투신 구조조정'

중앙일보

입력

한국,대한 양 투신사에 투입될 자금의 규모와 참여기관, 감자규모, 투입시기 등은 물론 현대투신의 증자 등 투신 구조조정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또 내주중으로 대우 12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계열사의 자산부채실사 결과와 증권.투신사의 손실부담 규모 등도 워크아웃 계획과 더불어 발표될 예정이어서 나머지 투신사들의 구조조정 방향도 드러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우사태로 지난 7월 이후 불안정 국면을 계속해온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나 투입되나 =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29일 오후 고려대에서 열린 정책대학원 초청 강연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투신에 2조원, 대한투신에 1조원 정도를 투입해 부실을 모두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그룹이 현대투신증권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6천억∼7천억원을 유상증자하는 방안을 내놀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 현대그룹은 30일 오후 현대투신의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공적자금 투입으로 한투와 대투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내년쯤 코스닥시장에 등록시킨뒤 해외투자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투입한 공적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한 투신에는 기존 주주은행들도 출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나 참여규모는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어서 전체적으로 투입되는 자금의 규모는 3조원 대가 될 전망이다.

▲누가 출자에 참여하나 = 정부와 국책은행, 기존 주주은행 등이 참여한다. 정부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 현물을 출자하되 대주주가 되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국책은행들을 통해 우회출자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국책은행들은 산업은행이 투입규모가 큰 한국투신을 맡아 대주주가 되고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자체 출자 이외에 정부가 산업은행에 출자하고 이 출자금을 산업은행이 다시 한투에 출자하는 방법도 병행된다. 대한투신의 경우는 수출입은행과 기업은행 등 나머지 국책은행들이 동원될 전망이다.

그동안 선별적으로 참여토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던 기존 주주은행들의 출자는 출자규모를 줄여주는 만큼 제일.서울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여하는 쪽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제일.서울은행을 제외할 경우 한투는 한빛.조흥은행, 대투는 한빛.조흥.외환은행이 각각 주요 주주로 돼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은행들의 출자참여 규모는 은행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재경부 관계자도 정부가 기존 대주주에 최대한 증자참여 기회를 줄 생각이지만 이들의 여력을 점검해본 결과 능력이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나 그 규모는 상징적인 수준을 넘기 여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존주주 은행들의 출자규모는 각 은행당 수백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감자는 얼마나 되나 = 자금이 투입되려면 우선 양 투신사의 감자가 이뤄져야한다. 자본잠식 규모가 워낙 큰데다 운용과 판매를 동시에 하는 이들 투신사에 대해서는 최소자본금 기준도 없기 때문에 완전 감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한투의 경우 12.0%, 대투의 경우 11.44%에 이르는 우리사주와 한투 8.77%, 대투 11.0%인 소액주주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완전감자는 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투신운용사의 최소자본금 기준인 100억원을 준용하기로 했다. 현재 이들 투신사의 자본금이 각각 2천억원이기 때문에 20대1의 감자가 이뤄지는 것이다.

▲언제 투입되나 = 금감위 관계자는 일단 대책이 발표되면 당국이 자금투입을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러나 실제 투입시기가 11월중이 될지는 단언할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책발표가 정부의 투신 경영정상화 의지를 밝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만큼 시장이 안정되면 실제 자금투입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대우채의 환매비율이 80%로 높아지는 오는 11월10일부터 실제로 환매사태가 벌어지는 경우에는 조기에 투입하겠지만 시장이 안정되고 환매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에는 투입시기를 조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로 투입해야할 자금의 규모도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구태여 서둘러 자금을 투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른 투신사들도 구조조정 윤곽 = 30일 발표된 4개사의 워크아웃 계획에 이어 내주중 나머지 8개사의 워크아웃 계획이 채권단 운영위원회 등에서 발표되고 그와함께 증권.투신사들의 손실부담 규모도 드러나게 된다. 대우채권에 대한 손실부담액이 드러나면 은행과 재벌 계열인 나머지 투신사들도 증자 등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대투신이 가장 먼저 증자계획을 발표하는데 이어 다른 투신사들의 대주주들도 잇따라 증자를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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