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리는 대우계열사 주가…경남기업 등 연일 초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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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처리방침이 속속 정해지는 가운데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차별화되고 있다.

29일 주식시장에서 경남기업.오리온전기.대우전자부품 3개사는 회사 회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르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날 열린 채권단 회의에서 출자전환.금리우대 등의 워크아웃 방안이 논의됐다는 소식에 따른 것. 쌍용차는 한때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3대1 감자(減資)가 예상된다는 소식에 따라 주가 오름폭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실사 결과 부채가 자산보다 14조5천억원이나 많은 것으로 드러난 ㈜대우는 워낙 부실이 심해 워크아웃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 감자 가능성〓주가에 가장 큰 변수가 되는 것은 감자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다. 워크아웃 대상인 대우그룹 12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모두 9개사. 이중 ㈜대우.대우중공업.대우전자.대우통신.대우자동차판매의 5개사는 다음달에 워크아웃 계획이 정해진다.

대우중공업.대우자동차판매는 실사 결과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감자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대우.대우전자.대우통신은 부채가 자산을 상당히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량 감자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우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일단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우량 부문을 매각하고 부실 부문은 청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우량 부문을 매각할 시점에 주주들에게 주식매수 청구권이 주어지지만 매수 가격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회사가 완전 청산되고 난 뒤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溫基銑)기업분석실장은 "㈜대우의 경우 투자위험이 워낙 크기 때문에 새로 주식을 사는 것은 자제하고 이미 갖고 있는 주식도 매도기회를 찾는 것이 좋겠다" 고 말했다.

◇ 소액주주 반발〓소액주주들의 반발 가능성이란 변수가 있다. 소액주주들이 뭉칠 경우 감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감자를 하려면 주주총회에서 출석주주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대우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86%에 달했으며 대우전자는 92%나 된다.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부 채권(BW)을 주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감자로 당장은 손해를 보지만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만회할 수 있다는 것. 그렇더라도 나중에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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