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FTA 양보했다고? 자동차 회장님은 괜찮다는데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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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5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5일 “금년 한 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뿐 아니라 근로자와 기업이 동반성장하고, 모든 분야에서 동반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서다.

이 대통령은 “그러려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자기 절제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공정사회는 공안적 측면이 아닌, (기업) 문화적 측면이다. 금년 한 해도 공정사회 관점에서 여러분과 협력할까 한다”며 ‘공정사회’와 ‘동반성장’을 특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총수들의 신년사를 관심 있게 봤다”며 “모든 기업이 뚜렷한 투자 목표를 과감하게 세웠고,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 등을 정부가 해달라고 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살길’이라는 방향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며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는 세계에 없는 우리의 기업 정신이며, 대한민국의 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기업들의 높은 의욕을 믿고 (올해) 5% 성장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여러분이 일하는데 무엇이 필요한가. 무엇을 지원할까’밖에 (고민하는 게) 없다. 정부가 할 일은 분명히 하겠으니 여러분도 목표를 초과 달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임기를) 출발할 때부터 친기업 정책을 썼고, 친기업이 맞다”며 “어떤 사람들은 ‘(친기업이 아닌) 친경제로 하시라’고 하는데 그건 좀 안 맞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는 ‘존경받는 기업’도 강조했다. “(국민들은) ‘가고 싶은 회사’를 물으면 어느 회사 이름을 대면서도 어떨 때엔 그 회사 욕을 하더라. 나도 젊을 때 그랬다. 기업 하는 사람이 존경을 받아야 진정한 경제대국과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해외투자뿐만 아니라 국내투자도 많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이 신년에 발표한 것을 보니 일자리 성장과 경제성장 등의 내용이 우리와 같더라. 미국 대통령은 우리 것을 베낀 것 같더라”고 농담하자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이 대통령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해 “우리가 자동차를 좀 양보했다고들 하는데, 자동차 회장이 괜찮다는데…”라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 (미국에의 수출은) 1년에 90만 대가 넘고, 들어오는 건 1만 대도 안 되더라. 좀 미안하긴 하더라”라고 했다.

인사회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정몽구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등 모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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