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감독 취임식 첫마디 “빠른 야구, 화끈한 야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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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류중일 신임 삼성 감독(오른쪽)과 선동열 전 감독이 5일 이·취임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경산=뉴시스]

“팬들은 이기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화끈한 타격을 바란다. 좋은 투수를 상대로도 잘 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프로야구 삼성의 류중일(48) 신임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빠른 공격 야구’를 선언했다. 류 감독은 5일 대구 경산볼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전임) 선동열 감독이 6년간 쌓아온 틀을 크게 깨뜨리지 않고 보완하겠다”면서도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 외야수 라이언 가코와 채태인·박석민·최형우 등 젊은 타자들의 타력을 끌어올려 공격적인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이날 구단과 계약금 2억원·연봉 2억원 등 총액 8억원에 3년 계약했다.

 선동열(48) 전 삼성 감독은 투수력과 수비를 바탕으로 한 ‘지키는 야구’로 두 차례 우승(2005, 2006년)의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과거 이만수·김성래·이승엽 등 홈런 타자들이 일궈낸 삼성 특유의 공격 야구 전통이 사라졌다는 팬들의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

 류 감독은 공격적인 팀 컬러를 위해 한 박자 빠른 야구를 강조했다. 그는 “선진 야구는 빨라야 한다. 주루에서 한 베이스 더 가고, 수비에서는 중계 플레이를 반 박자 빨리 해 상대 주자가 한 베이스를 더 못 가도록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수와 코치로 삼성에서만 24년을 몸담은 류 감독은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다운 각오도 밝혔다. 류 감독은 “최고 명문 구단으로서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야구에서도 계승·발전시켜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인 감독으로 당돌하겠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 팀워크와 근성이 있는 팀을 만들어 대구 올드 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도록 ‘신명 나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은 프로야구단에서는 이례적으로 선 전 감독의 이임식과 함께 열렸다. 사실상 경질된 선 전 감독은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표정은 시종 굳어 있었다. 기자회견 때는 두 전·현직 감독이 나란히 앉아 질문을 받는 어색한 장면도 연출됐다. 선 전 감독은 “그동안 선수와 코치들의 도움으로 행복했고 즐거웠다. 앞으로 (구단 운영위원으로) 뒷바라지와 조언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경산=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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