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 올해 기업이익 증가율 ‘역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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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사상 최대의 기업이익을 달성한 지난해의 그림자가 너무 큰 것일까. 올해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우증권이 예상한 올해 기업 이익 증가율은 21%. 지난해(30%)에 훨씬 못 미친다.

 둔화세는 내수기업보다는 수출기업에서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수출 기업의 이익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에만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2009년(14%)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의 실적에 힘입어 85%에 달하는 이익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예상 이익증가율은 8%대다. 기준이 되는 지난해의 성과가 워낙 좋아 올해 증가율이 크게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정보기술(IT) 업황도 수출 기업의 이익증가율을 낮추는 요인이다. 대우증권 장희종 연구원은 “수출 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이익이 지난해보다 약간 늘어나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며 “IT업종의 이익증가율이 줄면서 수출 기업의 성과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출기업에 비해 회복 속도가 더뎠던 내수기업은 올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내수기업의 이익증가율은 2008년과 2009년 연속 마이너스에 머물다 지난해(38%) 반등했다. 올해에도 26%의 이익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원화 강세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대표적인 내수주인 은행 업종은 지난해의 부진을 털어내며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면서 이익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수출 기업 중에는 자본재 관련 업종의 강세가 점쳐진다. 미국과 중국이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 회복의 동력으로 ‘투자’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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