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일본 13만 문자 사용 가능한 OS '超漢字' 개발

중앙일보

입력

한자는 물론 아라비아, 티벳, 라오스, 갑골문자등 13만 문자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 기본 소프트(OS)
<超漢字>
를 동경대학 사까무라(坂村健)
교수 연구팀이 개발, 11월에 일본에서 발매된다고 한다.

종래 컴퓨터에서 사용되던 문자는 7000문자 정도로, 자신의 이름에 사용된 한자를 컴퓨터로 쓸 수 없고, 역사적 명칭을 표현할 수 없던 문제를 해소할 수있고, 아시아 각국에서 정보발신의 확대에도 공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소프트 웨어로 주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컴퓨터를 움직이는 기본 소프트가 되는 <초한자>
를 개발한 것은 사까무라교수와 소프트웨어 회사 '퍼스날 미디어'이다. 일본 최대의 한일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5만 문자외 중국, 한글, 티멧, 타이등 아시아 각국의 문자나 키릴 문자, 아라비아, 아르메니아 등 현재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거의 모든 문자를 망라하고 있다.

또한 점자나 불교관계로 쓰여지는 범자, 고대 중국의 갑골문자까지 포함해 계 13만 문자를 수록하고 있다. 문장을 편집하는 워드프로세서 기능만이 아니라 전자 메일이나 표 계산 소프트웨어, 인터넷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집트의 상형문자 등을 추가하고, 고금동서 모든 문자를 커버해갈 방침이다.

현재, 일본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반 컴퓨터에 보급되고 있는 것은 7000문자정도이다. 일상 회화나 학교 수업 등에서 배우는 사용한자라면 문제가 없지만 인명이나 지명, 전문용어, 옛날 글자로 쓰여진 근대 이전의 문서나 문학작품은 컴퓨터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한자가 많이 존재한다.

인기 그룹 SMAP의 草●剛씨의 ●자나, 森▼外의 ▼자, 內田百■의 ■자등 일본인 10명중 1명은 자신의 이름을 나타낼 한자가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국문학이나 역사 연구가들도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지적되어 왔다. 미리 도형 이미지를 만들어 외자를 등록하더라도 전자 메일이나 인터넷에서는 문자가 깨지는 난점도 있다.

이러한 컴퓨터의 약점을 해소하는 '초한자'의 개발에는 5년이 걸렸다. "거대한 수의 한자에서 효율적으로 필요한 문자를 찾기 위한 검색 시스템 등 기술적인 과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일본을 포함한 세계에 보급되는 컴퓨터 OS는 거의 미국제이다. 영어를 전제로 설계된 OS이기 때문에 일본어의 사용이 어려운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사까무라교수는 20년정도 전부터 일본 독자의 새로운 컴퓨터 체계 'TRON'구상을 제창해 왔다.

구상을 구체화한 일본제 컴퓨터 OS "BTRON"이 8년 전부터 이 회사에서 발매되고 있으며 "초한자"는 그 최신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까무라(坂村)
교수에 의하면 일본이나 중국을 비롯한 한국, 베트남등 아시아에는 다문자언어국이 많아 '초한자'의 요구가 많다.

"21세기의 기반 기술이 될 컴퓨터 상으로 자국의 언어나 문자를 정보 발신을 해나가는 것은 아시아의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시아의 언어를 망라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일본의 채무이며 또한 국제공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사까무라교수는 신 소프트에 담긴 의미있는 말을 했다.

가격은 일만엔 정도가 될 전망이라고 한다.

기사출처: 산케이신문, 1999.10.25

한민규 인터넷 명예기자
<cjhmk@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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