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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왕자 3D (Prince of Persia 3D)

중앙일보

입력

올드 게이머라면 10년 전 식음을 전폐하고 해보았던 페르시아 왕자가 생각날 것이다. 부드러운 캐릭터의 움직임과 미로를 헤매며 공주를 구출한다는 스토리로 액션과 어드벤처가 어우러져 많은 호평을 받았던 게임이다. 이제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3D 애니메이션 기술로 랜더링된 새로운 페르시아 왕자가 우리를 찾아왔다.

페르시아 왕자의 탄생 10주년
아라비안 로맨스의 시작

오늘날은 수많은 컴퓨터 게임 프로그래머들과 디자이너에 의해 해마다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의 컴퓨터 게임은 거의 한 사람 정도에 의해 제작되고 창조되어왔으며 페르시아 왕자 역시 조단 메크너(Jordan Mechner)라는 사람에 의해 거의 단독으로 제작되었는데 그의 나이 25살일 때이다. 그 전에 이미 50만장이라는 판매를 기록한 '카라테카'라는 게임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한 조단은 스토리와, 캐릭터 등 게임의 구성을 혼자서 창조하였으며 게임프로그래머와 그래픽까지 1인 2역을 하였다. 조단은 헐리우드의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모험적 환경과 이국적 분위기의 영감을 받아 게임 소재로서 충분하다는 것을 느껴 페르시아 왕자를 제작하게 된다. 그리고 음악가인 아버지가 아라비아 풍의 독창적인 게임 음악을 제작해 주었고, 형은 게임의 주인공인 왕자의 모션을 연구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 주었다. 이런 가족들의 협조 속에 4년에 걸쳐 탄생한 것이 페르시아 왕자이다.
그리고 판매당시인 1989년 모든 컴퓨터 잡지들은 극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으며 무려 2백만장이라는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였다. .

페르시아 왕자의 부활

1993년 메크너와 그가 소속한 브러드번드 소프트는 페르시아 왕자의 후속편을 예고하였다. 그리하여 출시된 것이 '페르시아 왕자 2 : 그림자와 불꽃(Prince of Persia 2: The Shadow and the Flame)'이다. 브러드번드의 지원 속에 더욱 화려해진 그래픽과 정교한 캐릭터의 움직임,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구성으로 인해 성공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수많은 플레이어들의 극찬과 영예를 얻게 되었으며 컴퓨터 게이밍 월드로부터 올해의 액션게임으로 선정되기에 이른다.

다시 12세기 페르시아로 유턴
2D의 왕자가 3D로 업그레이드!

일단 게임을 테스트한 컴퓨터의 사양은 펜티엄 3 500MHz, 램 128MB, 3DFX 부두 2, 사운들 블라스터 라이브를 사용하여 테스트하였다.
페르시아 왕자 3D는 실질적으로 페르시아 왕자의 3탄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건물 등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3D로 제작되었다. 한마디로 툼레이더와 같은 방식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시점은 3인칭 시점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그래픽이 매우 정교하게 렌더링 되었다. 주인공인 왕자의 그래픽에서 아라비아 전사의 강렬한 인상을, 공주에게서 페르시아 여성의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아라비아 캐릭터의 유동성 있는 움직임은 실제 사람의 모습을 잘 표현하였으며 달리기, 점프, 기어오르기, 칼싸움 등의 동작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또한 게임의 배경을 보면 화려한 아랍의 궁전과 미로의 동굴, 신비로운 폐허도시, 그리고 기괴한 요새등 중동문화 특유의 예술미를 선명하게 표현하여 이국적 정취를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게임에 제공되는 사운드 역시 게임을 돋보이는데 한 몫 한다. 강력한 현악기의 페르시아풍 음악, 특히 전투시의 강렬한 음악은 게임의 긴장감과 재미를 더해준다.

탄탄한 구성력과 다양한 아이템

페르시아 왕자 3D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PC게임 베스트셀러의 후속편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게임 제작에 조던 메크너가 참여하였다. 스토리라인 또한 공동 집필한 것으로 아라비안 나이트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인용하여 제작하였으며 12세기 아라비아의 이국적이고 판타스틱한 세계가 게임의 주무대이다.

게임의 진행은 매우 흥미롭다. 초반에 칼을 구하기 위해 감옥을 돌아다닐 때는 전작들에서 칼을 찾기 위해 던젼을 돌아다녔던 옛 추억을 상기시킨다. 게임에 등장하는 아이템 역시 전작들에 비해 훨씬 다양해 졌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칼 외에도, 창, 활, 쌍검 등을 입수하여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포션의 종류에도 체력 회복 포션(Healing Potion)외에 체력 증가(Life Extension Potion), 힘(Strength Potion), 가드 변장(Look Like a Guard Potion), 화살방어(Impervious to Arrow Potion), 슈퍼점프(Super Jump Potion), 페더 폴 포션(Feather Fall Potion)등 다양한 포션이 주어진다. 또한 마법화살이라는 것이 새로이 주어져 이것을 입수하여 화살의 위력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마법화살은 모두 7가지로 적을 일격에 제거하거나 마비, 혼란 등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쉬우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게임

페르시아 왕자 3D의 인터페이스는 매우 간단하다 캐릭터의 조작도 단지 키보드 하나만으로 컨트롤 하게된다. 익혀야 할 기술도 달리기, 점프, 오르기, 칼싸움의 기술만 익히면 된다. 한가지 전작들과는 달리 물속에 들어가 수영도 가능하다. 그러나 조작이 간편하다고 해서 게임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 플레이어의 앞을 강력한 성의 가드들이 가로막고 공격해 오기 때문이다. 장소가 바뀔수록 점점 더 강력한 적들이 등장하고 사람이 아닌 미지의 괴물까지 등장하여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게임 환경이 3D이기 때문에 전투시 적을 찾지못해 고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는 플레이어도 있겠지만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칼을 뽑아 전투모드로 변환하게 되면 적이 화면 중앙에 고정되어 적캐릭터를 놓칠 염려가 없다. 오히려 적 캐릭터보다는 곳곳에 안보이는 부비 트랩장치에 의해 단 일격에 사망하는 경우가 잦다. 아마 페르시아 왕자의 또다른 재미는 바로 이 부비트랩을 피해 가는데 있을 것이다. 아래에서 커다란 못이 튀어나오는 장소를 뛰어넘을 때는 짜릿한 전율마저 준다. 전작들에 등장하던 6가지의 트랩이 던젼 곳곳에 은밀히 설치되어 괴롭힌다. 플레이어는 이런 트랩과 병사들이 배치된 장소를 돌아다니며 게임 진행의 핵심이 될 스위치와 레버 등을 발견해야 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장소는 모두 네 곳으로 감옥, 궁중, 부유 폐허도시, 비행선 등이다. 이번에는 시간제한은 없지만 마지막 공주를 구출하는 상황에 이르면 공주가 거대한 톱니에 끼여 사망하기 전에 러그너를 물리치고 공주를 구출해내야 한다.

주요 등장인물

왕자(The Prince)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고아가 된 평민 출신이다. 마치 알라딘과 같이 유년기와 청년기를 도시의 뒷골목에서 보냈지만 민첩함과 영민함, 그리고 진실된 마음과 정의감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공주와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공주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러그너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시작한다.

공주(The Princess)
어느 게임에서나 그렇듯이 지적이며 아름다운 아라비아 왕국의 공주이다. 길거리를 떠돌던 왕자에게 반해 그와 결혼하게 된다. 아산의 반란 후 러그너에게 납치되어 왕자를 기다린다.

아산(Assan)
게임에 등장하는 악당의 우두머리이다. 왕국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반란을 통해 공주를 자신의 아들과 짝지으려 하고 있다. 거짓말과 난폭함, 거만함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이를 신념으로 삼고 있다. 그의 성에는 어떤 미지의 생물을 사육하고 있다는 갖가지 좋지 않은 소문이 무성하다.

러그너(Rugnor)
아산의 아들로 저주에 의해 호랑이의 몸을 가진 야수이다. 몸이 야수로 변한 뒤 항상 악의에 차있으며 피에 굶주린 포악한 성격을 지닌 한마디로 야수 그 자체이다. 반란을 통해 공주를 자신의 아내로 삼으려 하고 있다.

한마디로 GOOD

페르시아 왕자 3D를 접해보고 예전에 페르시아 왕자 1을 세이브가 안 되는 관계로 어머니에게 맞아가며 끝까지 클리어 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그 정도로 전작의 페르시아는 플레이어를 몰입시키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던 게임이었다. 이번 페르시아 왕자 3D 역시 전작들에 명성에 걸맞은 훌륭한 수준의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 베타이기 때문에 완전한 것은 아니겠지만 게임의 그래픽이나 사운드, 인터페이스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다만 시점의 변화가 조금 답답한 감이 있고,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약간은 고사양의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는 단점을 가졌다.
그러나 이 정도의 게임이라면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며 툼레이더 이후로 해볼만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 나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자료제공=PC 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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