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식음료 종이팩에 낯선 초록색 마크는 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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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소비자들의 녹색 소비를 촉진하는 친환경 포장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친환경 소재인 무균 6겹 종이팩 ‘테트라팩’을 제품 포장재로 사용한 두유·우유·주스 등의 음료 제품들. 현재 국내에선 30여 개 브랜드가 테트라팩을 사용하고 있다. [테트라팩코리아 제공]


주부 김희정(29)씨는 정식품의 ‘베지밀’ 두유를 구매하다 종이팩 표면에 ‘기후변화 대응 CO2 116g’이라고 적힌 낯선 초록색 마크에 눈길이 갔다. “CO2가 116g 함유되어 있다는 의미는 아닐 텐데…. 무슨 의미일까.”

 이 마크는 ‘탄소성적표지제’ 인증 제품에 부착되는 ‘탄소배출량 인증 마크’다. g수는 이 제품이 생산돼 소비된 뒤 폐기되기까지 발생한 이산화탄소량(배출 이산화탄소량)을 뜻한다. 탄소성적표지제가 시행되면서 이 마크를 붙인 친환경 제품도 늘고 있다. 특히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많이 발생하는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 포장 용기들이 속속 등장해 소비자들의 녹색소비를 권장하고 있다.

 탄소성적표지제 시행에 맞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용기가 바로 ‘무균 종이팩’이다. 베지밀 두유 등 두유 포장에 자주 쓰이는 무균 6겹 종이팩은 화학 첨가제나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지만 실온에서 평균 6개월 이상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천연펄프와 폴리에틸렌, 알루미늄 포일층 등 총 6겹이 압축돼 만들어진다. 그중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0.06㎜의 ‘박막 알루미늄 포일층’이다. 6겹의 중간 층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포일층은 외부의 빛과 산소, 세균 침투를 완벽히 차단해 내용물을 보호한다. 쉽게 변질되는 두유나 우유, 주스 등의 음료를 실온에 보관해도 최대 6개월까지 신선함이 그대로 유지된다. 냉장 보관이나 냉장 유통이 필요없어 그만큼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셈이다. 또 재생 가능한 종이로 만들고, 사용 후에는 고급 티슈 등으로 재활용되는 친환경 패키지다. 무균 종이팩을 사용하면 플라스틱 병의 약 2배, 유리병의 약 3배 정도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식음료를 무균 종이팩에 담아 신선하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무균 포장기술은 스웨덴의 식음료 포장 전문기업인 ‘테트라팩’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테트라팩은 국내를 비롯, 170개국 2600여 개 식음료 브랜드에 무균 포장기술과 무균 종이팩을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탄소성적표지 인증 제품을 받은 제품들이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롯데제과의 ‘몽쉘크림케이크’, 롯데칠성음료의 ‘제주감귤(2L)’, 아모레퍼시픽의 ‘미쟝센’ 샴푸와 ‘해피바스’ 보디워시, CJ제일제당의 ‘햇반’과 애경산업의 세탁세제 ‘스파크’와 주방용 세제 ‘트리오’, LG 드럼세탁기, 웅진코웨이 정수기, 경동 ‘나비엔 보일러’, 광동제약의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해태제과의 ‘생생칩짭짤한맛’ 등이다. 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현재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276개에 달한다.

최지영 기자

탄소성적표지 인증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인증하는 제도. 제품·서비스의 생산·유통·소비·폐기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라벨 형태로 제품에 부착해 배출량 정보를 공개하고 저탄소 녹색 생산과 소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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