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KNPS 지수 특징] “고객추천, 구매율 높여 기업 성과 향상에 큰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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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객가치 경영의 관점에서 ‘고객추천’과 ‘구전’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고객만족도와 기업 성과와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고객만족경영의 타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있어왔다. 서울대 이유재(경영학과) 교수는 고객만족과 고객추천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고객만족과 고객추천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와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지수(KNPS)’를 이용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고객만족과 추천 의향은 모두 기업 성과에 단기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업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만족도뿐만 아니라 고객추천을 활성화시키는 활동을 장기적 관점에서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고객추천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산업별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비스·내구재·비내구재 등 전 산업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구재의 경우 고객만족보다는 고객추천이 기업 성과 향상에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구재는 만족한 고객이 재구매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고객추천은 주로 구매 의사가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추천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KNPS보다는 KCSI가 높은 기업, 비내구재 분야에서는 KNPS와 KCSI의 우선순위가 뚜렷하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 논문에서 ‘KCSI(고객만족)→KNPS(고객충성도)→기업 성과’의 관계가 성립한다고 분석했다. 고객충성도를 매개로 한 간접적인 영향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고객만족도가 높아질수록 추천지수와 같은 고객충성도가 높아지게 되며, 이는 가격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고 신규고객의 유치비용을 감소시켜 결국 기업 성과와 성장 등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설명했다.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주변의 추천과 구전이 기업 성과에 기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추천은 다른 고객들의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결국 기업의 수익으로 연결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긍정적 고객추천을 창출하는 기업이 향후 경쟁 환경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 교수는 “따라서 기업은 성과를 높이기 위해 여러 형태의 추천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장기적으로 고객에 의해 자발적으로 창출되는 가치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비자는 자신이 관심 있고, 보다 자주 사용해 봤으며, 더 많은 지식을 갖는 제품(서비스)을 다른 사람에게 권유하는 성향이 있다. 자신의 소비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함은 물론, 다른 사람과 동질감을 가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2010년 KNPS 지수 결과를 응답자별로 분석해 보면 고객들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다.

성별로는 전체적으로 여성 소비자의 추천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료품과 생활용품, 엔터테인먼트 제품에서 남성 소비자에 비해 추천이 높았다. 다만 가전 및 사무기기·금융·통신 산업에서는 남성이 더 높은 추천율을 보였다.

가구당 소득이 늘어갈수록 추천율이 증가하는 특징도 있다. 가격이 비싼 제품이 다수 포함된 내구재 산업에서 소득이 증가할수록 추천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제품이나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잦아지며, 보다 값비싼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만족도 및 추천율이 높아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관계자는 “기업들은 고객추천도 조사를 통해 고객들의 추천 ‘의향’만을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이를 고객들이 실제로 추천하게 하고 이런 추천이 구매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며 “이런 구조를 고객 전략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고객 분류(segmentation)’가 철저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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