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히말라야 정상등정 생중계 포기

중앙일보

입력

KBS가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시도했던 히말라야캉첸중가봉(해발 8천586m) 정상등정 생중계 계획이 거듭된 일정 연기 끝에 결국 무산됐다.

KBS 관계자는 14일 "최근 캉첸중가 현지 생중계팀으로부터 강풍과 폭설 등 기상여건 악화와 장기간 고산지대 체류에 따른 체력고갈 등의 이유로 정상등정 생중계시도가 더이상 어렵겠다는 연락이 와 오는 20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지 적응훈련을 위해 지난 8월 중순 히말라야 현지로 떠났던 KBS 생중계팀은 두달 가까운 기간 동안 해발 5천m 이상 고지대에서 생활하느라 상당수가 감기몸살과 고산병 증세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악천후로 인한 거듭된 일정연기로 현지 고용 셀파도 한두명씩 달아나고 가져갔던 식량도 바닥나는 등 사기가 바닥인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현재 해발 약 5천m에 위치한 베이스 캠프에 머물고 있는 방송팀 20명과16t에 이르는 각종 생중계 장비를 철수시키기 위해 오는 20일 헬기를 현지로 보낼 계획이며 이들은 카트만두에서 일주일간 머물다가 오는 27일 귀국하게 된다.

KBS는 당초 밀레니엄 기획으로 준비한 캉첸중가봉 정상등정 생중계를 추석 연휴인 지난달 23일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뜻하지 않은 사망사고와 악천후 등으로 4번이나 방송일정을 연기했다.

눈사태로 등반대원과 취재기자 등 2명이 사망한 사고 이후 KBS 노동조합에서는 꾸준히 생중계 계획 중단을 요구했으나 12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번 기획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책임자 징계요구 등 만만치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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