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오늘부터 연쇄 ‘담판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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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관리의 중국 방문을 시작으로 미·중 간 담판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다. 연평도 사태 대응책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 문제도 양국 대화의 테이블에 주요 의제로 올라 있다.

 국무부 2인자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이끄는 미 고위급 대표단은 14일부터 17일까지 중국을 방문, 당정 고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방중단은 국무부와 백악관에서 동북아 문제를 관장하는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와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 북핵 6자회담 대표인 성 김 대사 등 비중 있는 인사로 구성됐다.

 스타인버그 부장관 일행의 방중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두 강대국 사이에 이견을 보이는 현안을 집중 조율할 것이란 얘기다. 위안화 환율 문제와 함께 우라늄 농축, 천안함·연평도 사태로 긴장을 더해 온 북한 문제도 시급한 현안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쥔 중국에 대해 국제사회에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하며 대북 압박 강화를 요구할 기세다.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위한 중재외교에 집중해 온 중국은 이런 압박에 부담감을 보이고 있어 이번 고위급 방중단 외교를 통해 어떤 접점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히 최근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만남이 관심의 대상이다.

 워싱턴에선 14일부터 이틀 동안 양국 통상장관 회담과 통상공동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게리 로크 미 상무장관,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머리를 맞댄다. 다음 달 10일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국방장관 회담을 한다.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는 그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승인에서 시작돼 한 해 동안 끊임없이 긴장관계를 보여 온 미·중이 일련의 대화를 통해 관계 복원에 나설지 껄끄러운 관계를 계속 이어갈지 갈림길에 서 있다. 미·중 관계의 복잡한 방정식 속에 한반도 문제도 얽혀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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