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의 대형할인점 시장 현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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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 들어 북경에는 대형 할인 유통점이 속속 등장해
급속한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는데, 프라이스스마트, 까르
푸, 마크로 등은 모두 시 외곽쪽에 자리한 넓은 매장에서 다양
한 상품 구색과 완벽한 품질관리, 정찰제의 편안함, 도매가 혹
은 그 이하의 저렴한 가격 등 요소를 가지고 북경의 1천200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1. 북경 대형할인점의 역사

1995년 12월 북경에 처음으로 까르푸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대형 할인점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까르푸는 외국인들의
밀집 거주지역에 가깝고, 상류층의 유동인구가 비교적 많은 국
제전람센터의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았다.

중국에 오기 전 대형할인점을 이용한 경엄이 많은 외국인들에
게 까르푸의 등장은 두 손을 들어 환영할 만한 것이었다. 그들
에게 까르푸는 쾌적한 환경 속에서 쇼핑을 할 수 있는, 편안한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값을 흥정하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물건을 속아 사거나, 바가지를 쓸 염려도 없었고, 게
다가 다양한 중국 상품과 수입품들로 선택의 폭이 넚어졌다.
소비자들은 이 상점 저 상점 들르지 않고 한 상점에서 의식주
일반의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게 되었다.

개점 당시만해도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대형할인점에 대해 개념
조차 생소했고, 주변에 사는 주민들조차 까르푸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북경의 소비자들은 쉽게
새로운 형태의 시장에 익숙해졌으며, 차츰 까르푸의 매력에 빠
져들게 되었다.

까르푸의 성공은 곧 중국의 국내 후발 업체들을 자극하였다.
1997년 1월 중국자본에 의한 프라이스스마트가 유학생들이 밀
집되어있는 해정구 어언문화대학 주변에 본점을 개점하였는데,
이곳은 북경의 중심부나 상업지역이 아닌 동북부 외곽에 위치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수 많은 대학이 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고급소비 문화
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 프라이스스마트 성장의 큰 요인 중의
하나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에는 마크로가 북경의 남부지역에서 중국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시작하였다. 1999년 2월 말 현재, 북경의
대형 할인점 수는 총 6개로 프라이스스마트가 3개, 마크로가 2
개, 그리고 까르푸가 하나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초기의 대
형 할인점 이용 고객은 주로 외국인이나, 외국 유학 또는 여행
의 경험이 있는 소수 중국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현
재 대형할인점의 고객은 어느 곳이나 중국인이 주를 이루고있
다. 물론 외국인이나 유학 또는 여행의 경험이 있는 중국인들
의 이용도 끊이지 않고 있으나, 그 비율은 초기보다 현격히 감
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 북경 대형할인점의 현황

가. 프라이스스마트
프라이스스마트는 프라이스클럽을 모델로 한 창고형 회원제 상
점이다. 현재 북경 프라이스스마트의 가장 큰 특징은 유료회원
제이다. 회원카드는 다이아몬드 카드와 비지니스 카드의 두 종
류이다. 다이아몬드 카드는 개인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인민폐 120위안을 내고 신분증과 함께 간단한 양식의 서류를
제출하면 그 자리에서 발급하고있다. 여기에 인민폐 80위안을
추가로 지불하면 한 장의 카드를 더 발급 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 카드를 발급 받으려면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 혹은
직장의 공문이 필요하다. 이 역시 120위안의 가입비를 받고 있
으며, 카드당 60위안을 지불하면,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최다
3명까지 보조 카드를 발급해 준다. 비회원에게는 5%를 더 받
는 가격제를 실시하고 있다. 개인 회원 중에는 청년층이나 상
류층 고객이 많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 가기를
꺼려 하는 연예인들의 출입도 비교적 많은 편 이라한다. 프라
이스스마트는 "최저의 가격, 최고의 품질, 최상의 서비스" 를
모토로, 개점이래 무서운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나. 마크로
마크로는 중국 토축산물수출입총공사와, 중국방직물수출입총공
사, 중국양유식품수출입총공사 그리고 네델란드의 SHV주식회사
가 합자설립한 중외합자 창고형 유통 기업이다. 1997년 11월
개장한 마크로는 기존의 프라이스스마트나 까르푸와는 달리 중
국의 일반 중산층, 특히 기업단위의 고객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것은 마크로 매장이 외국인 혹은 상류층 거주지역이
아니라, 전형적인 북경의 중산층 지역이라는 데서 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회원이 아니면 상품의 구매가 불가능한 엄격한 회원제 역시
그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마크로는 일시적으로 회원모
집을 중단하고 있다. 이미 기존 회원수가 18만 명이 넘어섰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보다 쾌적한 구매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부
득이 회원모집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크로의 장점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량공급과, 유
통에 의한 저렴한 상품 공급, 그리고 품질보증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업무에 있어서 "규범화, 표준화, 전문
화, 통일화, 단순화" 를 추구하면서, 완벽한 전산화로 매장과
고객을 관리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 까르푸
세계 18개국에 308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까르푸는 1995년
북경에 상륙했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초기 할인점의 개념조차
미미할 때, 비회원제 운영, 넓은 매장, 편리한 진열, 저렴한
가격 등으로 북경에 새로운 소비 문화를 정착시켰다. 여타 할
인점과는 달리 아직까지 분점 없이 본점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외국자본과 기술이 많이 반영되어, 다른 할인점에 비해 외국인
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까르푸는 식품과 음반매장의 운영이
우수하며, 비회원제라는 점과 낱개구입이 가능한 품목이 많다
는 점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
소들 때문에 다른 할인점과 비교해 몇몇 품목은 가격면에서 경
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3. 북경할인점의 미래

유통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미래 산업이다. 생산력이 높아질
수록 단순한 생산의 가치보다는 상품의 유통이 경제적 가치를
더하게 된다. 따라서 미래에는 생산수단의 소유와 함께 유통과
정의 점유가 중요한 경제력의 척도가 될 것이다. 북경의 대형
할인점은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그 미래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더구나 속단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중국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한 지 벌써 20년이 흘렀고,
사회 경제의 모든 면에 있어 자본주의적인 요소를 중국식으로
소화해 받아들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유통산업에 있어
서도 구미 선진국의 발전 모델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여유 있는 중상층은 재래 시장를 점점 잊어가고 있다. 따라서
북경 대형 할인점의 미래는 비교적 낙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1997년 이래 시작된 동남아의 경제위기가 중국 대륙을 덮쳤던
지난 2년간에도, 중국의 대형할인점은 승승장구하며 분점을 늘
리고 사세를 확장해 왔다. 소득과 소비수준이 날로 높아 가는
북경 소비자에게 이제 대형할인점은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니
다. 1,200만 북경 시민들에게 대형할인점은 보다 편안한 구매
환경을 제공하는 문턱 낮은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본 정보는 한중경제교류중심 제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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