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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존Ⅱ

중앙일보

입력

전편의 실패를 딛고 판데믹 스튜디오는 이 후편에서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공언이 적중할 것인지 살펴보자.

실험작은 후편에서 성공한다

게임도 영화와 같아서 비평가들의 격찬과 상업적 성공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배틀존'도 그 좋은 예였다. 98년 초 배틀존이 나올 당시에는 1인칭 액션과 전략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로 각종 매스컴(해외)에서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제품이 발매되자, 새로운 개념의 게임에 인터페이스마저 낯설어 몇 달만에 잊혀진 게임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액티비전은 그 실패작의 후편 제작을 과감하게 결정했다. 전작이 실험적인 내용이라서 실패했지만 게임의 내용이나 기술면에선 탁월했다는 결론과 그런 실험작은 후편이 성공한다는 관측 때문이다. 그 예로 '듄2'에 이은 'C&C'의 성공, '워크래프트1'에 이은 '워크래프트2'의 성공을 꼽았다. 결국 판데믹 스튜디오는 전작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여러 부분을 철저히 고치고 진정한 승자가 되겠다는 각오로 현재 배틀존Ⅱ의 마무리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보다 세련된 옷을

전작의 문제점 중 하나로 스토리가 포함되어 있다. 우습게도 19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삼고, 미.소간 냉전을 우주의 분쟁으로 옮겼었다. 우주에 흩어진 귀한 자원을 서로 쟁취하려는 과정이었는데 배틀존Ⅱ도 그 스토리를 이어간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 업데이트되었다. 미국과 소련은 ISDF란 기구의 일원이 되었다. 풀어쓰자면 'International Space Defence Force'인데 이 기구는 플루토란 행성에 본부를 두고 있다. 그 다음은 충분히 예상되겠지만 외계인의 침략이다. 우주의 연결통로를 통해 외계 생물체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계속 막아대는 것에 싫증난 ISDF는 그 연결통로를 역으로 들어가서 외계인 침략자의 뒷마당을 공격한다.
배틀존Ⅱ는 전 은하계를 교차하는 액션을 뒷받침하기 위해 배경 디자인에 전력을 다했다. 이번엔 3D카드를 사용해 전에는 표현하지 못했던 플로라와 신비로운 효과를 만들어 냈다. 전편의 창백한 그래픽과는 많이 비교되는 것이다. 지형도 전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해졌다. 물도 있고, 터널도 있으며 절벽을 연결한 다리도 볼 수 있다.
사용할 수 있는 탈것도 매우 폭넓어졌다. 쿵쿵 걸어 다니는 차량도 있고, 멀리 떨어져서 녹색광선을 발사해서 자신의 유닛을 수리할 수 있는 서비스트럭도 있다. 날렵한 박격포 장착 오토바이도, 거대한 메크와 같은 워커도, 심지어 날아다니는 APC와 폭격기도 이용할 수 있다.

더 쉬어진 인터페이스

차량에서 휙 뛰어나가는 방식은 전작과 같다. 하지만 새로운 게임 플레이 요소가 게임의 묘미를 더한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차량에서 걸어나와 멀리서 적을 저격하는 것이 너무 쉽다고 불평했었다. 이런 행동은 이 후편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잡아먹힐 각오를 해야 한다. 각 세계는 위험한 야생동물로 우글거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량 밖으로 나가는 것에는 큰 위험 요소가 추가된 셈이다.
인공지능이 향상된 것도 두말할 필요 없으나 가장 주목해봐야 할 것은 게임 인터페이스의 변화이다. 전작에서는 무조건 지휘관의 역할을 맡아 자원을 모으고 건물과 유닛을 건설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더구나 그 컨트롤 인터페이스가 과히 편하지 못해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과 불편함이 따랐다. 하지만 이번 후편에서는 그저 액션 요소만 즐기고자 하는 사람은 그런 복잡한 일은 생각할 필요 없다. 그저 전투선에 타고 사격솜씨를 뽐내면 된다. 또한 지휘관의 컨트롤도 매우 단순해졌고 알아보기 쉽게 바뀌어 전혀 키를 모르고 시작한다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영어 나레이션을 알아들어야

배틀존Ⅱ에 대해 또 한가지 반가운 소식과 걱정스런 소식이 있다. 우선 반가운 소식은은 전작이 국내에선 정식출시 되지 못했지만 이번 후편은 세계와 동시에 발매될 예정이란 점이다. 그리고 걱정스런 소식은 미션 수행과정이 전과 같이 끝임 없이 변한다는 점이다. 사실 이 점은 영어에 어려움이 많은 국내 플레이어에게 국한된 문제이다. 배틀존은 수시로 바뀌는 미션 목표와 상황을 게임 도중에 알려주는데 그것이 한글화되지 못하다보니 도대체 게임이 왜 안 끝나는지 모르겠다는 불평이 대단했었다. 웬만큼 영어를 한다는 사람도 힘든데 중고생은 더더욱 게임 플레이가 힘겨울 것이라 생각된다.
이 점을 제외하고는 배틀존 Ⅱ는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 모두 대단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게임이며 다른 게임과는 차별성을 갖고 있는 여전히 신선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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