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문학에 나타난 여성들의 삶 비교-13일 문학포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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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달라도 문학의 감동이야말로 국경에 개의치 않는 것이라면,동서고금 문학의 오랜 제재이자 다음 세기 문학의 주요 화두로 부상하는 '여성'의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문학에서의 여성'을 주제로 한국과 영국의 문학과 작가가 본격적으로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대산문화재단과 주한영국문화원이 오는 13∼14일 서울 교보생명빌딩 10층 대강당과 15일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개최하는 '한·영 문학포럼'이 그것.셰익스피어 이래로 영국의 고전문학에 대한 한국 독자들의 인지도는 무척 높지만,이처럼 현대 영국 작가들과 한국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만나는 자리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서울에서 열리는 포럼 첫날 한국측 발표자는 자신의 선 자리에서 정직한 감수성으로 삶을 응시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즐겨 다뤄온 소설가 오정희씨와 우주적 연민을 간직한 여성적 자의식이 강한 시를 발표해온 시인 겸 소설가 김승희(서강대 교수)
씨.오정희씨는 '내 소설 속의 여성'을 주제로 소녀가 주인공인 '유년의 뜰'에서 40대 여성이 주인공인 '옛우물'에 이르기까지 작가와 함께 나이를 먹어온 자신의 작품 속 여성 주인공들의 삶을 돌아보고,김승희씨는 '아버지들 속에서 살기:황무지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공무도하가'의 여옥에서 80년대 고정희 시인에 이르기까지 한국시의 여성 화자들에 대한 통사적 접근을 시도한다.

이들과 짝을 이뤄 발표할 영국 작가는 국내 독자들에게는 낯설지만,92년 부커상 후보이기도 한 시인 겸 소설가 미셀 로버츠와 서머셋 모옴상 수상작가인 소설가 폴 베일리.각각 A.S바이어트 등 현대 영국문학계에서 여성의 삶을 다뤄온 주요 여성작가들의 작품과 제프리 초서·찰스 디킨스·헨리 제임스 등 강력한 여성상을 창조해낸 남성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이들의 발표는 영국문학에 대한 한결 생생한 시각을 전달하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럼 둘째날은 구체적인 시대와 문화의 규정을 받는 여성의 사랑·결혼의 문학적 양상에 대해 평론가 최혜실(과기대 교수)
씨가 이광수·나혜석 작품을 예로,소설가 루이자 영이 이집트를 무대로한 자신의 작품을 예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문의 02-721-3203.

이후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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