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도 매니어·수집가용 ‘컬트와인’ 통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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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아시아 시장은 한국과 홍콩을 필두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이에 맞춰 한국 수출량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세계 3대 ‘컬트와인’(최소량만 생산되며 애호가를 거느린 최고급 와인)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미국 ‘콜긴(Colgin)’ 와이너리의 소유주 앤 콜긴 부부(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콜긴 부부는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한국에서 칠레산이나 프랑스산 와인이 인기를 끌었지만 소비자 입맛이 다양해지고 있어 미국산 와인에도 기회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긴은 ‘스크리밍 이글’ ‘할란’ 등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컬트와인 브랜드로 꼽힌다.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가 “와인 생산 분야에서 열반의 경지(Nirvana)에 올랐다”고 평가한 것으로 유명하다.

 부인인 앤 콜긴은 “한 해에 2만여 병 정도만 생산하는 등 생산량이 적은 데다 미국 내 고정 고객이 3000명을 넘어설 정도여서 해외 시장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한국 등 아시아권 주요 국가에 우리 제품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9 에스테이트 레드’의 소매가는 병당 110만원에 달하는 고가다. 이 와인을 수입하는 나라식품 관계자는 “콜긴 와인은 극소량만 수입되는 탓에 소장용뿐 아니라 투자 차원에서도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의 경력도 특이하다. 부인 앤 콜긴은 세계 최고의 경매회사 소더비의 1급 경매사 출신이다. 남편인 조 웬더는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의 현역 시니어 파트너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은행권 구조조정에도 관여하는 등 한국 사정에 밝다.

이들 부부는 “미국 최고의 와인 산지인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서도 한국 시장을 새롭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웬더는 “90년대 말 한국에 왔을 때와 지금의 서울은 모든 게 달라져 있는 것 같다”며 “미국 못지않은 생활 수준을 자랑하는 만큼 와인 시장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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