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조직개편 잡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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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충남도가 안희정지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추진하는 조직개편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관성이 없는 부서를 하나로 묶는 기형적인 부서를 만들기로 하자 반발 여론이 이는 가운데 특정 부서를 통폐합하면서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충남도는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11국(局), 47과(課), 198담당인 현재 조직을 11국, 48과, 203담당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김종민 정무부지사는 “민선 5기 주요 공약 사항인 ▶친환경 무상급식 ▶참여와 소통의 행정 등을 구현하기 위해서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내용을 보면 ‘새마을 회계과’를 신설하고, 투자통상실과 경제산업국을 통폐합, 경제통상실로 만드는 것이다. 또 기술직이 맡아오던 ▶건설정책과장▶종합건설사업소장▶항만물류과장 자리(이상 4급)를 행정직 임명이 가능한 ‘복수직렬’로 바꾸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들 보직은 지금까지 보직의 전문성 등을 고려, 기술직만 임명됐다.

 새마을 회계과는 현재 세무회계과를 세정과와 회계과로 분리한 뒤 회계과를 도의새마을과와 합쳐 만드는 것이다. 도는 당초 도의새마을과가 기능이 쇠퇴했다는 이유로 폐지하려 했다. 하지만 새마을 운동단체와 일부 도의원 들이 안희정 지사를 찾아 항의하는 등 반발하자 ‘새마을 회계과’란 기형적인 조직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충남도 의회 유병기 의장은 “새마을과를 없애는 것은 대한민국 발전에 큰 역할을 해온 새마을 운동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마을운동단체 관리와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도의새마을과와 국도비 세출예산 관리와 공사·용역 등의 계약을 담당하는 회계과를 하나의 부서로 묶어 운영하는 것은 억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설정책과장 등의 자리를 행정직 임명이 가능한 복수직렬로 변경하는 것도 말썽이다. 충남도 박용권 조직관리계장은 “조직관리를 융통성 있게 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부분의 기술직들은 “소수직렬을 소외시키는 불합리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충남도 인터넷 사이트에도 “기술직 직원을 길들이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반응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투자통상실과 경제산업국을 통폐합 하려는 계획에 대해 충남도의회 농수산경제위원회 강철민 의원은 “투자통상실 투자유치와 기업유치를 통해 전통적인 농업 도(道)에서 첨단 산업도로 변모했다”며 조직개편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준우 의원(보령)도 “통·폐합에 따라 투자통상 기능이 약화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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