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으면 살 빠지고, 잘 바르면 예뻐져요 ‘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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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서 귀함을 모르는 것 중 하나가 쌀이다. 쌀은 잘 챙겨먹으면 살이 빠지고,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고와진다. 비싼 다이어트 시술이나 화장품 대신 쌀로 건강도 챙기고 맑고 깨끗한 피부도 가꿔보자.

칼로리는 낮고 영양가는 풍부

쌀은 비타민B1·B2, 나이아신 같은 비타민B 복합체와 항산화제 기능을 하는 비타민E가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밀가루에 비해 3~4배나 많이 들어 있다. 포만감도 큰 편이다. 인제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쌀 속에 들어 있는 전분은 우리 몸에 들어가면 식이섬유와 비슷한 작용을 하는 저항전분으로 변하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저항전분은 물을 흡수해 스스로 양을 불리는 성질이 있다. 다른 곡물과 달리 위산에 잘 녹는 식물성 단백질 글루텔린으로 이뤄져 소화가 잘 된다. 필수아미노산인 리신이 많이들어 있어 콜레스테롤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반면 지방 함량은 밀가루의 4분의 1 수준이고 칼로리는 빵의 절반 정도로 낮다.

쌀은 종류마다 영양이 다르다. 가장 즐겨 먹는 백미는 현미보다 탄수화물 비율이 높은 반면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은 적고 소화흡수가 잘 된다. 현미는 단백질과 칼슘·비타민B군 등 필수영양소가 풍부하다. 식이섬유의 함유량은 백미보다 3~4배 높다. 흑미는 백미보다 단백질, 지방, 비타민 B1·B2·E, 무기질, 인, 철, 칼슘의 함량이 많다. 따라서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원할 때는 흑미와 현미를 섞어 밥을 짓는다.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려면 현미가 좋다.

아침 쌀밥 챙겨먹으면 다이어트 효과

다이어트를 결심한 후 흔히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가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않는 것이다. 강 교수는 “아침을 거르면 두뇌 활동이 저하되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오히려 체지방이 축적되고 일의 능률이 떨어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반면 아침에 쌀밥을 먹으면 두뇌 활동에 필요한 탄수화물과 각종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다.

다이어트로 인한 스트레스 감소에도 도움을 준다. 쌀눈에 들어있는 옥타코사놀 성분 덕분이다. 이 성분은 근육의 글리코겐 양을 높여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할 때는 쌀을 적당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미국 듀크대 의대에서 남녀 546명을 대상으로 4주간 쌀 다이어트를 실시한 결과, 여성은 평균8.6㎏, 남성은 13.6㎏이 줄었다. 1년 뒤에는 전체 대상자의 68%가 줄어든 체중을 유지했다. 쌀밥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쌀밥이 아니라 염분이 많이 들어 있는 반찬이나 찌개가 원인이다.

피부 미백과 염증 개선에 도움

쌀은 피부 미용에도 도움을 준다. 쌀뜨물 세안은 예부터 사용해온 미용법이다. 쌀뜨물 세안을 할 때는 처음으로 쌀을 씻어낸 물은 버리고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물을 사용한다. 첫 번째 씻어낸 물에는 먼지나 불순물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먼저 얼굴을 깨끗하게 씻은 후 쌀뜨물로 여러 번 헹구면 된다. 이때 쌀뜨물을 두드려서 피부에 흡수시켜 준다. 마지막으로 차가운 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쌀뜨물 세안은 피부 미백과 보습에 도움이 된다. 쌀뜨물을 이용한 팩도 있다. 쌀뜨물을 2~3시간 동안 두면 바닥에 하얀 앙금이 생기는데 이를 피부에 바르면 쌀뜨물 세안과 같은 효과가 있다.

현미·보리·검은깨·밀을 이용한 곡물팩은 겨울철 피부 관리에 효과적이다. 세련피부과 황규광 원장은 “현미는 화장 독으로 쓰라린 피부를 달래주고 여드름으로 붉어진 피부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곡물팩은 현미·보리·녹두·검은깨·밀·들깨·콩·메밀·은행 등 9가지 재료를 갈아 사용한다. 곡물가루 1숟가락과 생수 약간, 달걀 흰자 1개를 넣고 걸쭉하게 갠다. 생수 대신 사과즙이나 파인애플즙을 써도 된다. 잘 갠 팩을 얼굴에 고루바른 뒤 마사지 한다. 어느 정도 말라 당기는 느낌이 들면 팩을 덧바른 후, 3~4분 정도 마사지 한다. 스팀타월과 냉타월을 이용해 순서대로 곡물을 닦아 마무리 한다.

[사진설명]쌀만 잘 이용해도 값비싼 보약이나 화장품이 필요없다. 쌀은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사진=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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