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佛 애니메이션 부산영화제서 상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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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또하나의 묘미는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의 국민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 와 프랑스의 신성 미셀 오슬로 감독의 '키리쿠와 마녀' 가 부산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18일과 20일 저녁 7시 각각 상영된다.

97년 일본 개봉당시 1천3백만명이 넘는 관객이 입장, 일본영화 흥행신기록을 세운 '원령공주' 는 인간이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를 추구해온 감독의 작품관이 가장 잘 녹아있다는 평을 듣는 작품. 가족적이고 동화적 화풍으로 일관해온 그가 처음으로 잔혹한 장면을 시도해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고대 정령신앙에 기초하고 있어 그런 문화관습을 모르는 우리로서는 작품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펼쳐지는 대자연의 장관, 신비로운 숲의 정령들,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 등은 이 작품이 '20세기 최고의 애니메이션중 하나' 로 추앙받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

올해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키리쿠와 마녀' 는 아프리카 전래동화에 기초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잠시 유년시절을 지낸 감독 자신의 경험이 투영된 이 작품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말하던 아이가 혼자 힘으로 세상에 태어나고 잔인한 마법사의 끔찍한 주문이 걸려있는 마을을 구하기 위해 벌이는 모험담. 오슬로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저는 정해진 틀을 정해 관객들을 홀리려고 애쓰는 대신 정직하고 마음에 와닿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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