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관저동 부동산 시장 들썩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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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6일 오후 대전시 서구 관저동 한울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실. 한 시간여 동안 20여 건의 전화가 걸려왔다. 대부분 관저동 관내 아파트 시세를 묻는 전화였다. 인근 또 다른 공인중개사 사무실도 사정은 비슷했다.

 김찬종(53) 공인중개사는 “열흘 전부터 아파트 값을 묻는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 며“주택을 구입하려는 문의도 있으나 아파트 등을 팔려고 내놓았던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매물을 취소하는 전화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대규모 복합쇼핑몰이 대전 서구 관저지구에 들어설 것으로 전해 지면서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대전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신세계측이 관저지구에 58만여㎡ 규모의 복합쇼핑몰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대전시에 제출하면서 이 일대 아파트 매매 호가가 최고 1000만원까지 올랐다.

 대전 관저동 S부동산 대표는 “이전부터 복합쇼핑몰이 관저동쪽으로 온다는 소문 때문에 아파트 값이 조금씩 올랐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서 3주 새 아파트 값이 5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올랐다”며 “내놨던 집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 114 충청지사의 최근 관저동 아파트 값 동향을 보면 느리울마을 11단지 82㎡대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가 지난 3주일새 500만원 오른 1억5000만원으로 조사됐고 느리울마을 12단지, 구봉 주공9단지 등의 아파트도 같은 기간 250만원 이상 값이 올랐다.

  이 지역은 신세계 쇼핑몰 입점 외에도 인근 도안신도시 조성, 지하철 2호선 경유 계획 등으로 부동산 개발 호재가 적지 않다. 다만 신세계 복합쇼핑몰 입점 계획에 지역 소상공인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데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 복합쇼핑몰이 실제로 들어서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많아 부동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동산114 김종호 충청지사장은 “개발의향서만 제출한 상태인데 마치 계획이 확정된 것처럼 알려져 다소 과열된 분위기로 파악된다”며 “이미 개발기대감이 관저지역 부동산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급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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