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서울중앙 마라톤] 정진혁 국내 남자 2위…스무 살 희망을 보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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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에 빠진 한국 남자 마라톤에 스무 살 유망주가 탄생했다.

 정진혁(건국대·사진)이 7일 열린 2010 중앙서울마라톤에서 2시간10분59초의 기록으로 국내 2위, 전체 8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 1위를 차지한 황준현(23·코오롱)보다 불과 16초 늦은 기록이다. 지난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5분1초로 풀코스에 데뷔한 뒤 8개월 만에 기록을 4분여나 단축하며 단숨에 2시간10분대로 진입했다.

 이번이 두 번째 풀코스 완주인 정진혁은 “레이스 초반에는 선두 그룹의 후미를 따라가다 30~35㎞부터 내 페이스를 찾는다는 작전이 효과를 봤다. 하지만 30㎞ 근처에서 다리 근육에 약간 이상이 온 것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25㎞ 지점을 선두 그룹과 같은 기록에 통과했으나 막판 뒷심이 부족해 1위 데이비드 키엥에게 2분여 뒤졌다.

 키 1m71㎝·체중 58㎏의 정진혁은 육상 단거리와 중·장거리를 두루 거쳐 스피드와 체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진혁은 “지구력을 좀 더 키워 35㎞ 이후에도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완점을 밝혔다. 황규훈 건국대 감독은 “정진혁은 스피드와 체력이 뛰어나 장래가 밝다. 내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의 롤 모델은 한국 최고기록 보유자(2시간7분20초)인 이봉주(40)다. 정진혁은 “이봉주 선배는 마라톤 실력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도 갖춘 최고의 선수다. 나도 열심히 노력해 한국 기록도 깨고 ‘국민 마라토너’라는 칭호를 얻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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