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만 배럴 원유 증산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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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50만 배럴을 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최근 급등하던 국제 유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OPEC는 16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총회를 열어 현재 하루 2700만 배럴의 산유량(쿼터)을 이날부터 2750만 배럴로 5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OPEC는 또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필요하면 5월 1일부터 50만 배럴을 더 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산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뉴욕 장외시장에서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 인도분이 전날 뉴욕시장보다 0.42달러 내린 배럴당 54.63달러에 거래됐다.

OPEC의 증산은 최근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원유수입국들은 최근 고유가가 세계 경제의 성장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WTI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한 국제 유가는 최근 1년 새 50% 가까이 급등했다.

그러나 이번 증산으로 유가가 급속히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쿼터 제한을 받지 않는 이라크를 제외한 OPEC 회원국들은 올 들어 이미 쿼터를 70만 배럴 초과하는 하루 2770만 배럴을 생산해 왔다"며 "이번 결정은 비공식 증산을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 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의 증산 여력이 그리 크지 않아 전 세계 수요가 줄어들지 않으면 당분간 비교적 높은 수준의 유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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