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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주승용 의원’ … 전 여수시장 돈 받은 혐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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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측근을 통해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민주당 주승용(58·여수을·사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2일 소환해 조사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소환된 것은 2003년 12월 군납비리 혐의로 천용택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이후 7년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오현섭 전 여수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직전인 5월 두 차례에 걸쳐 주 의원 측에 선거자금 7000만원을 전달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오 전 시장은 현재 뇌물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해 돈을 쓴 것으로 보인다”며 “5월 25일과 28일 민주당 지역위원회 고문이자 나의 7촌 당숙인 주모(74)씨가 각각 5000만원과 1000만원 등 모두 6000만원을 받아 지역위 사무국장 이모(63)씨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6월 1일에야 뒤늦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 주 의원도 돈을 준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며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해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주 의원이 돈이 오간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입증하는 게 오늘 조사의 핵심”이라며 “혐의가 드러날 경우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검찰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주 의원이 파악했다는 돈의 액수(6000만원)와 오 전 시장의 진술(7000만원)이 다른 점도 조사했다.

 앞서 경찰은 오 전 시장이 돈을 건넸다고 지목한 여수을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이씨를 구속하고, 상임고문인 주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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