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건강관리 사각계절에 당신은 건강안일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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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6개월만에 김차장이 우리 클리닉을 방문했을 때 그의 체중은 이전보다 3kg 불어 있었다. 덩달아 혈압과 혈당도 그의 평균수치에서 올라가 있었다.

체중관리를 해야겠다고 했더니 “선생님 곧 11월이잖아요?” 라는 반문이 돌아왔다. 11월중순부터 망년회시즌이 시작되어 연말까지는 건강관리를 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3kg 정도 빼야하는데 그렇다면 연말까지 몇kg 정도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그는 오히려 당황하며 되물었다.

“보통 11월과 12월의 연말을 지나가면 3kg 정도 체중이 늘어요.”
“으잉, 지금 차장님 상황은 그럴때가 아니죠. 여기서 체중을 줄이고 혈압과 혈당을 안정화시키지 않으면 내년쯤에는 약을 드셔야 될 수도 있어요.”
“원장님, 그럼 어떻게 하죠?”

건강관리의 사각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상하게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연말이 다가오면 사업이나 하던 일의 마무리는 잘 지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건강은 오히려 뒷전으로 내려다 놓는 건강안일주의가 만연된다. 일년의 일을 마무리하다보니 업무량은 늘어나고 조바심은 강해진다. 여기다가 업무의 스트레스나 마감의 기쁨을 술이나 음식으로 달래다보니 영양은 항상 과잉이다.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면 한해가 갈수록 나잇살이 조금씩 늘어나고 몸은 조금씩 더 망가져간다. 결실의 계절이 건강관리에 있어서는 최악의 위기계절이 되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마음이 즐거운 것이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연결이 되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연말의 흥겨운 기분은 건강관리의 신바람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비즈니스에 중단이 없듯 건강관리에도 중단이 있을수 없다. 2011년 1월 1일 후회와 자책속에서 시작하는 작심삼일이 아니라, 준비된 내몸경영의 첫걸음을 디딜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반석을 다져나가자.

연말을 건강하게 지나는 법
하나, 체중 목표를 세우라. 연말을 지나며 가장 많이 무너지는 것이 체중이다. 계속되는 회식과 연말모임들은 우리의 위를 기하급수적으로 불린다. 공격적으로 연말동안 오히려 1kg은 감량하겠다는 당돌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바람직하다.

둘, 술을 반으로 줄여라. 술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꼭 가지 않아도 되는 모임은 가급적 선별하여 빠지고, 차수도 반으로 줄이고, 음주량도 반으로 줄이는 결심이 필요하다.

셋, 연초로 미루었던 건강목표를 지금부터 당장 실천하자. 연말에 오히려 피트니스를 끊고 새로운 조깅목표도 세우고, 가능하다면 금연까지도 실천해보라. 미안한 말이지만 남들이 건강에 신경쓰지 못하고 있을때 내가 건강행동을 실천한다면 그만큼 앞서가는 것이다.

넷, 연말회식문화를 바꾸어 보자. 술만 마시고 2차,3차 새는 것도 좋지만 공연관람이나 차분한 분위기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술없는 송년모임도 새로운 경험이다.

다섯, 연말은 무리하기 쉽다. 무리는 독감이나 감기등의 면역력저하 질환으로 나타난다. 항상 10%의 에너지를 남겨두는 습관을 들이자. 낮에 10분 생각중지훈련, 물한잔 더마시기를 생활화하자.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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