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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에 '생명'이 돋아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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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주말에 수십 명의 낚시꾼이 몰려 수질보전 활동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청 환경관리과 수질담당 박성운(50)씨의 하소연이다. 박씨는 "금호강 물이 맑아지면서 낚시꾼이 많이 늘었다"며 "법적으로 낚시를 할 수는 있지만 수질보호를 위해 떡밥사용을 자제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대구 금호강이 '생명의 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구시는 금호강이 1999년 이후 줄곧 붕어.잉어 등의 서식이 가능한 환경기준 3등급(BOD 6ppm이하)을 유지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금호강 하류인 강창교 지점의 오염도(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는 84년 111ppm, 88년 98.7ppm이었다. 낙동강과 만나는 고령교 지점은 각각 10.2, 21.1ppm을 기록해 '죽음의 강'으로 불렸다.

그러나 강창교 지점은 2001년 5.0ppm, 2004년 3.7ppm으로, 고령교 지점은 4.2, 2.6ppm으로 각각 개선됐다. 고령교의 2.6ppm은 피라미 서식이 가능한 환경기준 2등급(BOD 3ppm이하)에 해당한다.

수질이 좋아지자 하류인 달성습지에는 2000년 말 이후 두루미가 월동하고 있다. 이곳은 두루미의 주요 서식지였지만 금호강이 오염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말까지 이들의 자취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처럼 수질이 좋아진 것은 83년부터 2002년까지 20년간 1조9092억원을 들여 하수처리장 6개소 건설, 생활하수의 유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시는 83년 이후 하루 하수 발생량 154만t 보다 많은 186만t을 처리할 수 있는 6개 하수처리장을 가동 중이다. 이들 처리장은 질소.인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물의 색깔까지 바꿀 수 있는 고도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 영천댐 물의 방류량을 많이 늘린 것도 수질 개선에 한몫했다. 2001년 5월 영천댐에서 금호강(51㎞)까지 관을 묻어 영천호의 물을 하루 30만t씩 흘려 보내고 있다.

이전에는 금호강의 유지수량이 3만~4만t에 지나지 않았다. 하천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파내고 둑 안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시 관계자는 "종합적인 수질개선 사업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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