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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마트 혁명, 그 현장을 가다] ⑧ E러닝=원격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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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크레듀 직원 이새롬 씨가 KT의 미디어 태블릿 ‘아이덴티티탭’으로 ‘크레듀 모바일 러닝’ 애플리케이션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크레듀]

지난 12, 13일 이틀간 경기도 용인의 삼성생명 ‘휴먼센터’에서는 ‘2010 삼성 HR 콘퍼런스’가 열렸다. 삼성의 국내외 관계사 인사담당 임직원 1400여 명이 모여 인적자원(HR) 관리의 새 동향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행사장 밖에는 기업 직무교육 관련 업체들의 홍보 부스가 마련됐다. e러닝 전문업체 크레듀도 그중 하나였다. 스마트폰, e북 단말기, 미디어 태블릿 등 디지털 모바일 기기에 내려받아 쓸 수 있는 ‘크레듀 모바일 러닝’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을 선보여 시선을 끌었다.

◆언제 어디서나 맞춤학습=제품 설명을 맡은 노성우 마케팅팀장 앞엔 갤럭시S 스마트폰과 ‘갤럭시탭’ 미디어 태블릿이 놓여 있었다. 두 기기에 저장된 모바일 러닝 앱을 구동해 봤다. 삼성 로고가 선명한 초기 화면이 나타났다. “구성과 교육내용, 디자인까지 고객 회사의 기호에 맞춰 앱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공부하고 질문도 던질 수 있는 ‘맞춤형 모바일 연수원’이라는 이야기다. 이어 ‘마이 데스크(my desk)’ 화면으로 이동했다. 개인별 수강 내역, 과목별 진도와 취득 점수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PC로 학습하던 내용을 모바일 기기로 이어 공부할 수도 있다. 외국어 말하기 시험인 ‘OPIc’을 앱상에서 신청·결제하는 과정도 시연했다. 관람객들은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활용해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시험장을 찾는 방식에 흥미를 보였다. 곁에 두었던 MBA 학습 교재 표지의 QR코드(2차원 바코드)에 두 기기를 가까이 댔다. 스캔이 이뤄지는 동시에 기기들 화면에 해당 교재에 대한 학습 동영상이 떴다. 탄성을 내는 관람객도 있었다. 이들은 일방적 동영상 강의 중심의 e러닝이 양방향·융합·개인화를 특징으로 하는 ‘스마트 러닝’ 시대로 전환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었다. 배경에는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이 자리 잡고 있다.

 ◆CD롬, 동영상 넘어 앱으로=삼성 계열 e러닝 업체인 크레듀는 국내 직무교육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지난해 640억원 매출의 90%를 이 분야에서 거뒀다. 산업계는 사회 각 영역 중 변화 흡수가 가장 빠르다. 필요한 교육의 종류와 내용이 중·고교에 비할 바 없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이 필수다. 또 직장인들은 출퇴근 때 외엔 공부할 시간을 내기 어려울 만큼 바쁘다. 크레듀가 일찌감치 모바일 기기를 통한 스마트 러닝 분야에 공을 들인 이유다. 크레듀의 배재근 대표는 “인터넷 접속 통로가 PC에서 스마트 모바일 기기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임직원의 15%를 ICT 연구인력으로 채워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듀 외에도 앱 형태의 e러닝 솔루션을 내놓은 회사가 꽤 있다. 하지만 PC에서 보는 동영상 강좌를 재구성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 회사 모바일러닝 앱을 개발한 임기석 팀장은 “흔히 스마트 러닝을 e러닝의 보완 서비스로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 조만간 스마트러닝에 딱 들어맞는 교육 콘텐트가 대거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LBS를 활용해 학습자의 현재 위치가 공항이면 이에 알맞은 회화 학습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 이미지 위에 가상 정보를 얹어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굴착기 등 중장비 조작법을 익힐 수도 있다.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한 강사와 학습자 간 직접 소통도 가능하다.

 ◆롤플레잉 게임 뺨치는 재미=크레듀의 첨단 교육 솔루션 중에는 ‘크레듀 매니지먼트 게임(CMG)’이라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도 있다. 1~10명으로 구성된 한 팀이 역할을 나눠 각각의 결정 사항을 자신의 PC에 입력하면 매출·순익 등 구체적인 결과로 도출된다. 팀 내 역할에 대한 평가는 물론, 다른 팀과의 비교·경쟁도 가능하다. 이 게임을 개발한 김미정 팀장은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모 그룹 신입사원 교육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했는데 참가자의 97%가 ‘롤 플레잉 게임처럼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 역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원격 참여가 가능하다. 배재근 대표는 “머지않아 어학 말하기 시험도 사람이 직접 듣고 채점하는 것이 아니라, 음성 인식 프로그램으로 평가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러닝(Smart learning)=스마트폰, 미디어 태블릿, e북 단말기 등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학습 콘텐트와 솔루션을 통칭한다. 인터넷 접속은 물론 위치기반서비스·증강현실 등 다양한 기술 적용이 가능한 스마트 기기의 장점을 활용해 기존 e러닝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디어 태블릿(Media tablet)=애플 아이패드, 삼성 갤럭시탭처럼 대개 7~12인치의 컬러 화면을 제공하는 태블릿 형태의 디지털 기기. PC 운영체제(OS)가 아닌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 등 별도의 모바일 OS를 기반으로 한다. 스마트폰과 동일한 OS를 쓰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공유가 가능하다.

특별취재팀=이원호·이나리·심재우·박혜민·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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