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올리고 예금금리 내리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석달째 동결한 여파로 채권금리가 급락(채권값 급등)하자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또 내려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기예금금리 하향 기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은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40여일 만에 상승한 것을 반영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이날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시장금리가 급락(채권값 급등)하자 이를 반영해 추가로 정기예금 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20%포인트 하락한 연 3.0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3.45%로 전날보다 0.1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4년 12월31일 기록한 사상 최저치인 3.8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는 채권 등의 시장금리 동향에 따라 변동한다"며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시장금리가 급락함에 따라 이를 반영하고 내부 자금상황을 감안해 예금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 달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채권금리 하락(채권값 상승)세를 반영해 최근 대표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정기예금의 금리를 0.1~0.35%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국민은행의 1년 만기 `국민슈퍼정기예금` 금리와 하나은행의 `369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연 3.5%까지 내려갔으며 우리은행의 1년 만기 `키위정기예금` 금리도 연 3.55%로 하향조정됐다. 신한은행의 `월복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3.76% 수준이다.

은행, CD금리인상 반영해 대출 금리 올려

반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CD 금리 인상 등을 반영해 변동금리부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말부터 2.66%에서 움직이지 않던 CD금리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직전인 지난 12일과 13일 이틀간 2.68%로 상승했다가 이날 2.67%로 마감했다.

시중은행들은 CD 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미 올렸거나 내주 초 인상하기로 했다.

3영업일 평균 CD 변동치를 반영해 금리를 조정하는 우리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연 4.07~5.39%로 종전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이는 8월 말 대비 0.04%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이날 신한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도 연 4.27~5.67%로 종전보다 0.01%포인트 인상됐다.

국민은행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를 종전보다 0.01%포인트 오른 4.42~5.72%로 적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CD 금리 변동을 반영해 내주 초 대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하나은행도 15일 종가를 반영해 CD연동 변동금리형 주택대출의 금리를 조정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의 변동 주택대출 금리는 현재 4.76~6.26%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