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가 싫은 그대에게 간편요리 도우미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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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맞벌이 부부·독신자·'기러기 아빠'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가사중 하나는 '밥 해먹는 일'이다. 장을 보고 재료를 다듬고 요리를하는 과정에 품이 많이 들고 시간도 꽤 걸린다. 이런 점을 노려 식품업체들은 '더 쉽게 더 빨리'라는 모토를 내걸고 요리를 돕는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후리가케(주먹밥 조미료)'와 '가쓰오부시(훈연 가다랑어)' 등 일본에서 건너온 상품이 많이 나오는 게 요즘 특색이다. CJ의 허장열 브랜드 매니저는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빨리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고 말했다.

◆밥 위에 솔솔='후리가케'만 있으면 밥으로 패스트푸드를 만들 수 있다. 짭짤한 맛이 나는 가루인 '후리가케'는 주로 밥 위에 뿌려 먹는다. 밥을 뭉친 뒤 묻히면 주먹밥이 된다. 김에 싸면 김밥, 유부에 싸면 유부 초밥이 된다. 할인점에 따로 매대가 설치될 정도로 젊은이에게 인기다. 지난해부터 본격 출시된 '후리가케'의 시장 규모는 연간 150억원 가량 된다. CJ는 야채.해물 두 종류 맛을 가진 후리가케 '밥이랑'을 내놓았다. 오뚜기의 '볶음밥 친구'에는 깨.김.마른 야채.조미료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 있다. 삼양식품은 '요리왕 뿌삐'라는 '후리가케'를 출시했다. '김짝꿍 밥짝꿍 세트'(인터파크.1만8000원)엔 쌀눈 외에 계란.당근.김 등이 들어있다.

◆손쉽게 다시는 국물=가다랑어가 전통적으로 국물을 다시는 데 쓰이는 멸치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또 티백 형태의 다시를 끓는 물에 넣으면 국물이 우려나는 제품도 나왔다.

샘표의 '국시장국'은 가다랑어로 국물 맛을 낸다. 국수 말고도 칼국수.라면.미역국.냉이무침 등에 살짝 넣어주면 감칠 맛이 난다. '가쓰오부시 천연 조미료'(옥션.8000원)는 독특한 참나무 연기 향이 난다. 현대백화점은 일본에서 가다랑어를 훈제해 말린 뒤 대패로 얇게 켜서 만든 '가쓰오부시'를 500g에 6500~7900원 선에 판다.

'이미지 티백 다시세트'(인터파크.2만5300원)는 멸치.다시마.새우 등 국산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 티백 형태로 돼있어 사용하기 편하다. '이팜 다시마 가루'(디앤샵.4500원)는 국산 다시마를 가공한 제품이다. '산중해 멸치다시'(갤러리아.4500원)는 제주도에서 만든 티백형 멸치 다시다. 표고버섯.북어포.다시마.새우 등이 들어있어 국물 맛을 더해준다.

◆고기 양념도 편하게=다양한 재료를 넣어 고기 양념을 만들려면 손이 많이 간다. 간 맞추기도 힘들다. 이런 불편을 덜기 위한 제품이 주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생채소.과일.와인.벌꿀 등 고급스러운 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제품이 잘 팔린다. 고기 양념 시장은 연간 300억원대 규모로 커졌다.

'청정원 쇠고기 불고기 양념'과 '청정원 갈비 양념'은 15가지 이상의 재료로 만든 양념이다. CJ는 과일 성분이 들어간 '다담 과일 양념장'을 선보였다. 오뚜기의 '참숯불구이맛 갈비양념'은 숯불구이 고유의 맛과 향이 나도록 만들었다. 꼬치요리의 양념장으로도 좋다. '요리짱 다용도 양념장'(디앤샵.1만1000원)은 비빔밥.쫄면.국수.냉면 등 다용도 양념장으로 쓰인다. '이조 소고기 양념된장'(CJ몰.3만원)은 된장에 갖은 양념.채소가 들어있어 두부와 감자를 넣고 함께 끓이면 된장찌개가 된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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