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정취 맛보세요"=대표적인 것은 야간 관광 프로그램이다. 감은사.대릉원과 김유신 장군 묘 주변 등에 조명등을 설치해 밤의 정취를 관광 상품화하고 있다. 시내에 산재한 벚꽃길에도 조명등이 설치돼 봄이면 밤 거리를 산책하는 관광객이 붐빈다.
시는 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업무가 끝나면 문을 닫던 대릉원.안압지.첨성대 등 주요 사적지를 오후 10시까지 개방한다. 야간에 분황사.감은사지 등 주요 유적지를 돌며 신라의 정취를 느껴 보는 '달빛 기행'은 이미 테마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 지난해 안압지에서 공연단이 전통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경주시 제공]
지난해 만든 안압지 야간공연도 인기 상품이다. 안압지 경내에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밤 전국 유명 국악예술단과 인기가수를 초청하는 행사다. 오후 8시 시작되는 공연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반응이 좋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무대를 마련했다.
시가 야간 관광상품을 잇달아 개발한 것은 유적지 답사 중심의 관광이 밤에는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지나가는 곳에서 머무는 관광지로 바꾸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시의 이상애 관광홍보 담당은 "경주시 대부분이 문화재보호지구로 묶여 새로운 관광시설을 만들기 어렵다"며 "추가 시설 없이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유산해설사와 관광통역원 100명을 확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불국사.석굴암.대릉원 등 주요 유적지에서 국내외 관광객에게 문화재의 유래 등을 자세히 알려 준다. 교육 효과도 커 가족 관광객과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조선시대 양반마을 체험을 위해 경주시 강동면의 양동민속마을 생활체험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다.
이밖에 가을철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 보문관광휴양지 주변과 석굴암 가는 길 등에 올해 4000여그루의 단풍나무도 심는다. 내국인 관광객을 위해 경부고속도로 경주 톨게이트 옆 8300여평에 휴게소와 관광정보센터를 갖춘 서라벌광장을 만들어 8월 문을 연다. 이곳은 경주의 관광지와 찾아가는 길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홍보 강화=시는 최근 인천국제공항 1층 입국장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관광 안내판을 설치하고, 서울 지하철역에도 광고문을 붙였다. 또 영어.일본어.중국어로 된 홍보 DVD와 내.외국어로 된 홍보책자 4종 36만부를 만들어 관광업계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배부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경주가 훌륭한 역사 교육장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 국내 대표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