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주 관광, 옛 명성 되살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경주시가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경주는 1970년대까지 국내 대표 관광지 가운데 하나였지만 해외.금강산 등지를 찾는 이가 늘면서 관광객이 많이 줄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홍보를 강화하는 등 관광산업 살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신라의 정취 맛보세요"=대표적인 것은 야간 관광 프로그램이다. 감은사.대릉원과 김유신 장군 묘 주변 등에 조명등을 설치해 밤의 정취를 관광 상품화하고 있다. 시내에 산재한 벚꽃길에도 조명등이 설치돼 봄이면 밤 거리를 산책하는 관광객이 붐빈다.

시는 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업무가 끝나면 문을 닫던 대릉원.안압지.첨성대 등 주요 사적지를 오후 10시까지 개방한다. 야간에 분황사.감은사지 등 주요 유적지를 돌며 신라의 정취를 느껴 보는 '달빛 기행'은 이미 테마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 지난해 안압지에서 공연단이 전통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경주시 제공]

지난해 만든 안압지 야간공연도 인기 상품이다. 안압지 경내에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밤 전국 유명 국악예술단과 인기가수를 초청하는 행사다. 오후 8시 시작되는 공연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반응이 좋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무대를 마련했다.

시가 야간 관광상품을 잇달아 개발한 것은 유적지 답사 중심의 관광이 밤에는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지나가는 곳에서 머무는 관광지로 바꾸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시의 이상애 관광홍보 담당은 "경주시 대부분이 문화재보호지구로 묶여 새로운 관광시설을 만들기 어렵다"며 "추가 시설 없이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유산해설사와 관광통역원 100명을 확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불국사.석굴암.대릉원 등 주요 유적지에서 국내외 관광객에게 문화재의 유래 등을 자세히 알려 준다. 교육 효과도 커 가족 관광객과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조선시대 양반마을 체험을 위해 경주시 강동면의 양동민속마을 생활체험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다.

이밖에 가을철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 보문관광휴양지 주변과 석굴암 가는 길 등에 올해 4000여그루의 단풍나무도 심는다. 내국인 관광객을 위해 경부고속도로 경주 톨게이트 옆 8300여평에 휴게소와 관광정보센터를 갖춘 서라벌광장을 만들어 8월 문을 연다. 이곳은 경주의 관광지와 찾아가는 길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홍보 강화=시는 최근 인천국제공항 1층 입국장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관광 안내판을 설치하고, 서울 지하철역에도 광고문을 붙였다. 또 영어.일본어.중국어로 된 홍보 DVD와 내.외국어로 된 홍보책자 4종 36만부를 만들어 관광업계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배부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경주가 훌륭한 역사 교육장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 국내 대표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