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인물] 걸리면 끝장 … 구상찬은 ‘외교부 저승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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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와 산하 단체 직원 사이에서 한나라당 구상찬(사진) 의원은 ‘걸리면 끝장인 저승사자’로 불린다. 4일 외통위 국감에서 구 의원은 외교부 산하 국제교류재단이 ‘한·일 공동연구 지원’ 명목으로 올 상반기 따낸 1억8000여만원 중 4600만원을 룸살롱비(76만원)와 비즈니스 항공료·식대 등 직원들의 사적인 용도로 쓴 사실을 밝혀냈다. ‘한·중 공동연구’ 명목으로 받은 2억1000만원 중에서도 2500만원을 유명 호텔 바 술값과 고급 위스키 구입 등에 탕진한 사실도 폭로했다. 재단 측으로부터 영수증 1만 장을 제출받은 뒤 나흘 밤을 새우며 용도를 추적한 결과 얻은 성과였다.

전직 장관 등 원로들이 많은 외통위 국감은 정책 추궁에 집중되다 보니 관련 단체들의 예산 전용이나 비리는 넘어가기 일쑤다. 구 의원은 이에 착안해 3년째 외교부·산하 단체의 예산전용 문제를 파헤쳐왔다. 요즘 그의 의원회관 사무실은 “이번 국감만은 살살 해달라”며 찾아온 관계부처·단체 직원들로 붐비고 있다.

구 의원은 “앞으로도 겹치기 질문이 많은 정책 분야보다 국민의 혈세를 지키는 생활형 국감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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