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군 권력 거머쥔 2인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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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28일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에 참석한 김정일 당총비서(가운데)가 김일성 동상이 놓인 단상에 앉아 있다.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당 중앙위원회·정치국 등 구성원을 새로 선출했다. 앞줄 왼쪽부터 정치국 최태복·전병호 위원과 김영남 상무위원(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 총비서, 최영림 정치국 상무위원(내각 총리), 중앙군사위 김영춘 위원(인민무력부장)·이영호 부위원장(총참모장). 뒷줄 왼쪽부터 정치국 김기남·김국태 위원과 장성택 후보위원, 백세봉 중앙군사위원, 정치국 우동측·주규창 후보위원.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이 노동당의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임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보도에서 28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결정된 새 중앙군사위 명단을 밝혔다. 위원장에는 김정일이 유임됐고, 이영호 군 총참모장도 김정은과 함께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는 예전에 없던 것으로 이번에 김정은을 위해 신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은 당 중앙위원(124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에 대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직책 부여는 27일 군 대장 칭호가 부여된 지 하루 만에 이뤄져 후계구축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의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선출은 1980년 6차 당대회 이래 정상화한 당의 요직에 오르면서 선군정치 체제하에서 영향력이 커진 군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당대표자회에선 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김정일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 이영호 총참모장을 선출했다. 김정은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은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은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고, 그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정치국 후보위원과 중앙군사위원이 됐다. 이영호 총참모장은 27일 차수 승진과 더불어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요직도 차지해 새로운 실세로 떠올랐다.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30년 만에 노동당 규약도 손질해 ‘공산주의’ 등 표현을 없앴으나 대남 적화통일을 의미하는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 등의 표현을 그대로 유지했다. 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과 기념촬영을 했다”고 전해 조만간 김정은의 얼굴이 공개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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