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사진에 담은 늪의 신비 … 김관수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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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조색 늪, 40X60㎝, 젤라틴 실버 프린트, 2010. 30여 년 계속된 ‘늪’ 연작 중 하나다. [김관수 제공]

사진가 김관수(54·대구예술대 사진영상과 겸임교수)씨는 지난 30여 년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를 소재로 한 ‘늪’ 연작을 찍어왔다. 원시시대로부터 흘러내려온 침묵 속에 잠긴 늪의 아름다움을 변주해온 작가는 그 동감을 더 잘 표현하려 수작업을 택했다. 그 동안 적외선 사진을 많이 발표해왔고 디지털 사진에 강한 유혹을 느꼈지만 고전적 아날로그 사진을 위해 암실을 사용했다. 필름으로 찍고, 현상하고, 흑백 인화지에 인화한 작업에 사진역사 초기의 토닝 작업과 반전을 더해 이미지의 변화를 시도했다. 사진 발명 초기에 사진가들이 즐겨 쓰던 색채 표현을 현대적으로 변주해 아날로그 사진의 향취를 더했다.

30일까지 서울 충무로 갤러리 이룸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개인전에 선보인 고즈넉한 늪의 풍광은 색을 입어 때로 초현실적이고, 때로 신비로워 보인다. 작가는 이 은염사진의 세계에 “가볍게 접근할 수도 없고, 단시간에 체득되지도 않는, 미묘한 세계가 감추어져 있다”고 털어놓는다. 늪이라는 소재와 기법이 내밀하게 접선한 셈이다. 02-2263-0405.

정재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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