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자식의 도리라고 봅니다. 장인.장모도 마찬가지예요. 부모를 모시면 아이들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좀처럼 실천이 안 된다. 정기적으로 용돈을 드리고 싶어도 정작 고향을 방문할 때 20만원 정도 드리는 게 고작이다. 그나마 부모님들이 받은 돈을 옷이나 책을 사라며 손자들에게 주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거의 용돈을 드리지 못하는 셈이다.
<관계기사 5면>관계기사>
문 과장은 설.추석.여름휴가 등 한 해에 세 번 정도 창원에 간다. 맞벌이하느라 시간에 쫓기고 너무 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자녀는 문 과장처럼 효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와 경기문화재단이 여론조사전문기관 ANR에 의뢰해 최근 서울과 경기 지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부모 부양은 자식의 책임이자 의무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86%가 '그렇다'고 답했다.
'효도를 해야만 집안이 잘 된다'거나 '가족의 결속을 강화시킨다'는 데 대해서는 각각 80%와 85%가 동의했다. 응답자 가운데 51%는 '부모가 배우자보다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렇게 효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면서도 응답자들은 현실적인 이유로 부모를 제대로 공경하지 못하고 있었다.
'집안에 일이 있을 때만 부모를 방문한다'는 사람이 39%로 가장 많았고, 두세달 만에 한번씩 간다는 경우가 22%였다.
부모 집에서 머무는 시간은 하루 정도(35%)가 가장 많았다. 이들이 자주 못 가는 이유로 가장 많이 든 것은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장 일로 인해 시간이 없다(45%)'는 것이었다. '거리가 멀다'와 '경제적인 여건이 안 된다' '정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도 제시됐다.
신성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