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조원 넘는 펀드 조성 … ‘상생 발전’ 손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금융협력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조찬 간담회를 한 대기업 총수들은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입을 모은 뒤로 상생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에 속한 83개 사는 올해 중소 협력사에 3조7836억원을 지원한다. 이 같은 지원 규모는 지난해의 2조7291억원보다 38.6%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 중 자금 지원 등 금융 관련 지원 규모는 지난해보다 41.7%나 늘었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조만간 종합적인 상생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지난달 그룹 주력 회사인 삼성전자는 이미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조성을 약속하고, 1차 협력업체의 숫자를 늘리는 내용의 방안을 발표했었다.

삼성 측은 “삼성전자의 상생협력 방안은 일종의 ‘중간 발표’ 성격이 강했다”며 “그룹의 새 안(案)에서는 더욱 진전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대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조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준양 포스코 회장, 구본무 LG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몽구 현대자동차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창수 GS회장.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은 친 환경차 개발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 보고 현재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부품개발 및 생산설비 지원을 위해 219개 중소 부품협력사에 76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 중이며, 그 대상 및 지원 규모를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최근 협력사 지원을 위해 7400억원 규모의 지원 펀드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생협력 5대 전략과제’를 발표했다. LG가 추진하기로 한 중소 협력사 자금지원 방안에는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로 금융지원 범위를 확대한다는 점이 강조돼 있다. LG는 2·3차 협력사들도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연간 2500억원 규모의 ‘LG 상생협력펀드’를 만든다.

SK그룹도 이달 초 중소기업 기술 지원센터를 만들고 상생협력펀드 규모를 15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결제 비율을 늘리고 대금 지급기간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인다.

GS그룹은 18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 를 조성하는 등 협력사에 총 6600억원 규모의 직·간접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도 1차 협력사에서 2·3차 협력사로 확대했다. 우수 협력사와는 2~3년 장기 계약을 하고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그룹 주력사인 GS칼텍스가 자재 등을 구매할 때 거래대금의 20%를 선급금 형태로 협력사에 주는 등 총 3000억원의 금융지원을 한다. 유통기업인 GS샵은 350억원 규모의 직접 지원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포스코와 계열사들은 1~4차 협력업체와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상생협력기금으로 모두 1조7568억원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협력업체들에 1300억원 규모의 결제대금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해 자금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중소 협력업체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네트워크론의 규모를 1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네트워크론은 롯데 협력업체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롯데가 보증을 서는 것이다. 네트워크론에 참여하는 계열사도 롯데백화점·롯데마트에서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정보통신·롯데알미늄·롯데햄 등으로 늘어난다. 현재 100% 현금 결제 중인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홈쇼핑에 이어 호남석유화학 등 석유화학 계열사와 롯데제과·롯데삼강 등 식품 계열사도 50%선인 현금결제 비중을 올해 안에 60~70% 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승연 회장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지난해 조성된 상생펀드의 활용률을 높이기로 했다. 여기에 협력업체의 자금대출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론 규모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1000억원 규모 상생펀드를 조성한 STX그룹은 지난 4월에 400억원 특별금융지원을 골자로 한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수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