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낙지 머리에서 기준치를 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는 서울시 발표 이후 낙지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서울시와는 반대로 낙지 전체의 카드뮴 함량은 높지 않다는 반박을 내놓으면서 더 헛갈리는 상황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국립수산과학원 등 식품안전기관과 중금속 전문가들은 대부분 “매일 두세 마리씩 낙지를 먹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카드뮴의 경우 일주일에 섭취해도 되는 허용량은 체중 1㎏당 7㎍이다. 체중이 60㎏인 사람이 카드뮴 함량이 ㎏당 1.2㎎인 낙지를 먹는다고 가정할 때 매주 낙지를 약 두 마리(350g)씩 먹어야만 카드뮴의 주간 섭취 허용량에 도달하는 셈이다. 설령 허용량을 약간 넘어섰다고 해도 별 위험은 없다.
문제는 하루에 두세 마리씩 매일 먹는 사람이다. 카드뮴은 체내에 쌓이면 단백뇨(단백질 성분이 다량 배출되는 소변)가 나타나며 혈압이 오르고 신장이 망가지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체중 1㎏당 매일 7.8㎍의 카드뮴을 45년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단백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식약청 이효민 박사는 “몸무게가 60㎏인 사람이 카드뮴 함량이 ㎏당 1.2㎎인 낙지(내장 포함)를 매주 약 14마리(2730g) 이상 먹어야만 단백뇨가 생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낙지를 이 정도로 먹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며 “일반인은 매일 한 마리 정도는 먹어도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하루 평균 0.9g의 낙지를 먹는다. 또 낙지 섭취량이 상위 5%에 드는 사람도 하루 평균 섭취량은 1마리(164g) 정도다. 동아대 의대 홍영습 교수는 “낙지나 문어를 가끔 먹는 사람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며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머리(내장)에 카드뮴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식약청은 최근 카드뮴 논란과 관련, 낙지·문어 등 연체류는 물론 꽃게·대게 등 갑각류와 전복 등 패류에 대한 종합적인 중금속 오염실태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국내산과 외국산별로 충분한 양을 수거해 검사 결과의 대표성도 확보할 방침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전체 카드뮴의 41.4%를 김·미역 등 해조류에서 섭취하며 이어 어패류(33.4%)·채소(14%) 순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