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북, 나를 지정해 특사 원한 것 맞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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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방북했던 지미 카터(85·사진) 전 미 대통령이 14일 “북한은 내가 직접 평양을 방문해야 억류 중인 미국인(아이잘론 말리 곰즈·31)을 석방하겠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해 왔다”고 자신의 방북 배경을 밝혔다. 본지는 지난달 26일 “북한이 카터를 특별히 지정해 ‘그를 특사로 보내면 곰즈를 풀어주겠다’고 미국 측에 밝혔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었다. 카터는 이날 미국 애틀랜타에 소재한 ‘카터 센터’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그들(북한)은 나 이외의 그 어떤 누구에게도 곰즈를 데려가도록 할 의향이 없었고, 내가 다시 평양을 방문하길 희망한 것이 분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카터는 지난달 25∼27일 방북해 곰즈를 데리고 귀국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은 김 위원장이 카터의 방북 직후인 26일 새벽 방중함으로써 불발됐을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 대해 카터는 여전히 언급을 피했다. 카터는 “방북에 앞서 백악관과 국무부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기 위해 5주 동안 일을 해야만 했다”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내가 방북해서 만난 북한 고위 인사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미국·한국 등과의 평화협정을 위한 회담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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