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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에 큰 영향 준 백제, 세계에 널리 알릴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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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반핵 운동가이자 한반도 전문가인 우송대 총장 존 엔디콧. 그는 “가족까지 버리면서 백제를 지키려고 했던 계백장군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세계대백제전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자들을 데리고 부여와 공주 지역 행사장으로 달려가고 싶네요.”

대전 우송대 존 엔디콧(75) 총장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백제문화를 만나볼 기회를 갖게 돼 설렌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출신인 엔디콧 총장은 세계적인 반핵운동가이자 한반도 전문가다. 2007년 이 대학 총장대우 겸 국제대학 부학장으로 부임했으며 지난해 1월 총장이 됐다.

오하이오주립대를 졸업하고 공군에 입대해 1959년 도쿄에서 근무한 것이 인연이 돼 아시아안보 전문가가 됐다. 부인 미쓰요 엔디콧(74)은 일본인이다. 59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후,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엔디콧 총장은 “동북아 전체의 정세를 파악하기 위해 한·중·일 세 나라의 역사를 공부했다”며 “삼국시대 이후 한국 역사를 다룬 책을 많이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송대 국제경영대학에서 ‘한반도 평화와 미래’ 교과목을 강의한다. 

그는 “가족까지 버리면서 백제를 지키려고 했던 계백장군을 존경한다”며 “외국에서 학교에 손님이 오면 논산 계백장군 묘와 부여군 일대 백제문화 유적지로 안내한다”고 말했다.

엔디콧 총장은 “일본이 한국을 병합한 지 100년이 되는 올해 열리는 대백제전에 일본인들도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본 관광객들이 대백제전을 통해 백제가 일본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콧 총장은 대백제전이 미래지향적인 한·일 양국 관계에 디딤돌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대백제전을 계기로 부여, 공주, 논산을 중심으로 충남지역 경제가 활성화하고 서비스 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대백제전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백제왕국과 그 시대를 설명하는 영상물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자왕과 삼천궁녀나 계백장군 이야기는 감동을 줄 만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야기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한국인의 조상이 그들의 왕과 조국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엔디콧 총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음식문화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바쁜 사람들이 구경을 하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불고기를 햄버거처럼 빵 사이에 넣어 팔 수 있는 음식을 선보이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행사장 곳곳에 의자와 테이블, 쉼터 등을 충분히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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