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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총수들도 현장 가봐야…맘 먹으면 뭘 못하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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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3일 “힘있는 사람과 가진 쪽에서 상대를 살피고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대기업 회장 12명과의 조찬 간담회에서다.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대기업 회장들과 조찬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후 열린 조찬간담회에서는 2시간이 넘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왼쪽부터 박용현 두산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구본무 LG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태원 SK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이석채 KT 회장,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조문규 기자]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격차가 벌어지면 갈등이 심해지고, 기업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 동반 성장함으로써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또 “대기업만 가지고는, 좋은 일자리는 만들 수 있겠지만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순 없다. 일자리가 서민정책 아니겠느냐”며 “여기 와 계신 대기업 총수들이 마음을 먹으면 그 거 하나(동반 성장) 못하겠느냐”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동반 성장의 모든 것을 법으로, 강제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기업의 창의력을 떨어뜨리고 의욕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정한 사회’가 사정(司正)과 연결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그런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는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도 오랫동안의 관행이 공정한 사회에 걸맞으냐, 공정한 거래냐를 검토해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나도 가끔 시장에 간다. 나가서 보면 확실히 장사가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여러분들이) 현장에 가 볼 기회는 별로 없었을 것이나 동반 성장을 위해선 현장의 인간적 대화가 중요하다”며 대기업 회장들도 사업 현장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회장들은 이날 ▶동반 성장 협력 대상을 2, 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현금 결제 비율을 높이고 대금 지급 기한을 단축하며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를 위해 기술과 인력의 지원을 확대하고 ▶우수 중소기업에 성장 기회를 제공하며 ▶최고경영자(CEO) 주도로 전사적으로 동반 성장을 추진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5개 항의 ‘동반 성장을 위한 대기업의 추진 과제’를 보고했다.

이 회장은 “2,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겨서 동반 성장을 위한 제도와 인프라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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