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과 직선, 그 사이엔 무엇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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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호 06면

Cat39s Paw (Knots)(2010), Household gl oss paint on Canvas, 214  214㎝ ©Sarah Morris

사라 모리스(43)는 도시와 그 사회의 이미지를 기하학적 이미지로, 또 영상으로 치환해 풀어내는 작가다.
원래 브라운 대학에서 의미론을 전공한 그녀는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미술 실기 프로그램을 수강하면서 자신의 관심사를 ‘작품’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원과 직선을 활용하고 그 사이를 화려한 색상으로 채운 그의 ‘단순한’ 작품들은 “표면은 단지 표면이 아니라 내부의 어떤 것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의 산물이다. 정치, 도시, 건축, 상업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등 그의 관심사는 이렇게 간결한 선을 그리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가정용 페인트를 섞지 않고 칠함으로써 구현된다.

한국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는 신작 ‘클립과 매듭’ 시리즈를 선보였다. “클립 같은 이미 만들어진(ready-made) 형태가 어떻게 변형되고 해체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는 사회체제나 구조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평면작업과 영상작업을 병행한다. 빠르고 집중해야 하는 영화와 느리고 수시로 진행되는 그림의 특성 사이를 적절히 오간다고 했다.

이번에 소개된 영상작품 ‘1972’(2008)는 그녀의 일곱 번째 영상 작품으로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이스라엘 대표팀이 테러에 희생됐던 사건을 소재로 했다.
당시 올림픽 보안을 위해 범죄나 사건 시나리오를 예측하는 일을 맡았던 심리학자 게오르크 지버 박사의 인터뷰 등을 담았다.

글 정형모 기자, 사진 갤러리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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