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배달, 튀는 이벤트 … 재래시장 “추석 대목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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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재래시장들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9일 자양골목시장에서 열린 ‘추석맞이 고객 대행사’에서 주부들이 팔씨름을 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시장. 오전부터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과 과일·생선 가격을 외치는 상인들이 섞여 활기가 넘쳤다. 생선 상자에는 ‘조기 3 마리에 1만원, 병어 5000원’ 등이 적힌 종이판이 꽂혀 있었다. 사과를 고르던 주부 한향숙(51·자양동)씨는 “과일과 채소 가격이 지난해 가격의 2~3배 되는 것 같다”며 “그래도 대형마트보다 싸고 시장이 깨끗하고 배달도 돼 장보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대목을 맞은 전통시장이 분주하다.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골목시장을 비롯한 서울시내 190여 개 전통시장이 이번 주말부터 제사용품을 5~20% 싸게 판매한다. 서울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물건을 사면 추가로 3%의 할인 혜택을 준다. 전통시장 중에는 주차장을 갖추고 자전거, 카트 등을 비치하고 장바구니 배달서비스까지 도입해 쇼핑 편의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전통시장은 할인 중=광진구의 중곡제일골목시장은 13일부터 19일까지 시장의 143개 점포가 일제히 10% 안팎의 할인 행사를 한다. 박태신 중곡제일골목시장 진흥사업조합장은 “점포별로 반짝세일이나 경품추첨 등을 추가로 하는 곳도 많아 장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구 수유시장도 10일부터 제사용품을 5~20% 할인 판매한다. 수유시장에서 산골떡집을 운영하는 김상구씨는 “추석이니 송편과 제사떡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며 “차례상에 올릴 음식인 만큼 정성을 다해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명수 서울시 시장정책팀장은 “원산지 표기와 저울 점검을 강화해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배송·카트·주차 서비스=장바구니 가득 구입한 물건을 가정까지 배달해주는 시장이 늘고 있다. 강서구 까치산시장을 비롯해 답십리 현대시장 등 20여 곳이 공동운송센터를 만들어 장바구니 배달 서비스를 한다.

90여 곳의 시장이 시장통 위를 가리는 아케이드를 설치했고, 공영 주차장, 화장실 등의 시설 현대화 작업을 마쳤다. 중랑구 우림골목시장(150대)이나 중곡제일골목시장(100대)처럼 주차 공간을 확보한 시장도 늘었다. 시장 입구에 카트와 자전거를 비치해 쇼핑객들에게 대여해주는 곳도 많다. 수유전통시장의 노춘호 상인연합회장은 “주부들이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돼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170여 개 시장에서 ‘서울전통시장 상품권’을 취급한다. 상품권은 5000원권과 1만원권으로 발행되며 우리은행 지점에서 3%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상품권의 80% 이상을 사용하면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거슬러 받을 수 있다.

◆투호, 퀴즈대회도=종로구 광장시장은 10일 민요공연과 함께 투호 놀이, 퀴즈, 노래 장기자랑 등의 이벤트를 연다. 빨대로 500㏄ 막걸리 빨리 마시기, 사과껍질 길게 깎기 등의 대회를 열고 경품을 준다. 광진구 자양골목시장에서는 10일 시민들의 구두를 무료로 수선해 준다. 또 비만도 측정, 금연 상담, 혈압측정, 만성질환 상담 등을 해주는 ‘건강한 시장 만들기’ 캠페인을 연다.

마포구 망원시장은 12일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행복 한마당’을 열고 다문화 가정 노래자랑과 송편 빚기 행사를 개최한다. 제기차기나 투호 등의 전통놀이 체험 행사를 한 뒤 경품 추첨을 통해 175만원 상당의 시장 상품권을 나눠준다.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에서는 10일 가훈 써주기 행사가, 강서구 화곡본동 시장에서는 농산물이 외국산인지 국산인지를 맞히는 이벤트가 열린다.

글=장정훈·임주리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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