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자로 등 핵시설 이스라엘서 폭격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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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네오콘들이 잇따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존 볼턴 미 국무부 차관은 지난달 31일 중동 순방 중 "미국은 이란 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풀려하지만 군사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이 이라크 원자로를 파괴했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고 딕 체니 부통령이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체니는 지난달 20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위협을 확신하게 되면 이란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체니와 볼턴의 발언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사실상 승인해주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협박'수준으로 이란에 핵 폐기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문제와 국제 여론 때문에 이란에 군사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대리공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해석이다. 볼턴의 주장은 체니 부통령을 정점으로 한 네오콘들의 일방주의 대외정책이 조지 W 부시 대통령 2기 행정부에서도 영향력을 유지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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