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청 “승진하는 자리 따로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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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승진하는 자리가 따로 없도록 하겠다.’

울산 북구청은 올 하반기부터 전국 처음으로 주민센터 직원들끼리만 경쟁하는 별도의 인사고과 단위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인사권자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승진 및 근무평정에서 혜택을 보는 소위 ‘노른자위 보직’을 타파하기 위해서다.

북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4개의 인사고과 단위를 운영해왔다. 총무국·도시건설국·생활경제국, 그리고 기획감사실 및 보건소가 그것이다. 국장이 인사고과 단위별로 직원들의 근무성적 점수와 순위를 매기면, 구청장이 이를 고과 단위별 인원수를 감안해 구청 전체 차원의 성적 서열을 매겼다. 이 서열은 승진과 해외연수 등 각종 인센티브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되고 있다.

북구청에 소속된 8개 주민자치센터의 경우 구청 총무국의 일원으로 인사고과를 받았다. 웬만해서는 총무국 직원을 제치고 높은 성적 순위을 차지할 수가 없는 게 관행이었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인사권자가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사는 직원에게 인정상 야박한 점수를 주기가 어렵고, 이는 상대적으로 주민센터 직원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북구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8개 주민센터 직원 69명만으로 별도의 인사고과 단위를 운영하기로 했다. 주민센터 직원 가운데 최상위 고과자가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주민자치센터에서 사무관·서기관 등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것이다.

홍성욱 북구청 총무과장은 “본청(구청)보다 주민센터 근무자가 아직 상대적으로 연공서열이 낮기 때문에 똑 같은 업적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되레 주민센터 근무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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