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사 통합 첫발 ‘국방사관학교’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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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가 ‘국방사관학교(가칭)’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위원장 이상우) 관계자는 이날 “육·해·공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국방부 직속의 국방사관학교를 설립해 그 산하에 3군 사관학교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토론회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방사관학교가 설립되면 3군 사관학교의 1학년 생도는 국방사관학교에서 함께 교육을 받고, 2∼4학년은 각군 사관학교로 돌아가 각군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이수케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방사관학교가 전체 사관학교의 본부 기능을 하면서 기존의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틀을 유지하는 구조다. 국방사관학교 1학년 과정은 일반대학의 교양과정에 해당한다.

이 관계자는 “국방사관학교가 설립되면 3군 사관학교가 국방부 소속으로 바뀌어 현재 현역 중심으로 돼 있는 사관학교 교수진의 절반 정도를 민간 교수로 채울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등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학교의 운영 방법이나 설립 시기 및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방선진화추진위의 국방사관학교 설립 검토는 천안함 피격 사건에서 문제점으로 드러난 육·해·공군의 합동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육·해·공군 간 합동작전의 효율적인 수행이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만큼 사관학교 생도 때부터 합동 교리를 가르치고, 생도 간 유대를 높이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선진화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3군 사관학교 졸업생들은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고 있지만 사관학교 생도들과 교수들은 통합에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선진화추진위의 국방사관학교 설립 검토는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해 인재 양성소로 만들자’는 본지 6월 22일자의 제언을 큰 틀에서 받아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학교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 생도들을 국가 최고 인재로 양성해 군은 물론 국제무대 등에서도 활약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선진화추진위는 또 군의 합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위·소령 등 중견 장교를 대상으로 군사교육을 실시하는 육·해·공군대학을 통합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육군 장교 육성 방안도 수술=국방부는 경북 영천에 있는 육군 3사관학교를 육사에 통합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국방부 관계자가 1일 말했다. 3사관학교는 대학 2년 이상 과정을 마친 사람을 선발해 3·4학년 과정을 교육하는 2년제 사관학교다. 이 관계자는 “육군 장교의 양성 과정이 다양하고 수준 차이도 있어 육사와 3사를 통합해 초급 장교의 질을 높이면서 장교들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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