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대한항공 마일리지 받아낸 ‘장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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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첼리스트 장한나(사진)씨는 연주 여행으로 비행기를 탈 때 자신의 첼로를 위해 항상 옆좌석을 하나 더 예약한다. 고가의 예민한 악기를 함부로 화물칸에 보낼 수도 없고, 부피가 커서 기내 선반에 올려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장씨는 지난해 9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내 첼로에 기내식은 못 줘도 마일리지는 적립해 달라”는 말로 MC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 이후 첼로협회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이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공정위가 업계와 1년 이상 협의한 결과 장씨의 첼로도 앞으로 항공사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마일리지 개선안을 발표했다. 마일리지 유효기간(소멸시효)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크게 늘리고 마일리지용 보너스 좌석의 숫자도 늘렸다. 가족합산 범위에 형제자매, 시·처부모, 사위, 며느리까지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첼로 등 악기용 좌석처럼 추가로 구매하는 좌석에 대해서도 마일리지 적립을 인정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1일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제도 개선을 이끌어낸 시장감시총괄과 유영욱 사무관과 박윤정 조사관을 ‘7월의 공정인’으로 선정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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