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1000억대 상생 펀드 만들어 중기에 신용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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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그룹은 최근 상생 경영의 일환으로 구매· 품질· 연구 담당 경영진이 2차 협력사를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오른쪽 둘째)이 다이나캐스트코리아의 공장을 방문해 제조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6월 미국 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일반브랜드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혼다·도요타 등 세계 최고의 품질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업체를 누른 것이다. 이러한 현대·기아차의 최고 품질력은 자동차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부품 품질력에서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품질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우선 자재 구매 과정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모든 과정을 온라인화한 ‘VAATZ(Value Advanced Automotive Trade Zone) 시스템’을 운영한다. 전자입찰 방식으로 공개하는 이 시스템은 국내 및 해외의 모든 협력사에 공통으로 적용한다. 협력사의 품질·기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5스타 제도에 의해 진행된다.

5스타 제도는 현대·기아차가 2002년부터 부품협력업체의 품질 향상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고 품질 우수업체에 대한 공신력 있는 평가를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품질이 미달된 업체는 참여를 배제한다. 지난해에는 ‘그랜드 품질5스타’라는 최고 등급을 신설했다.

또 협력사 엔지니어가 현대·기아차에 파견돼 공동연구를 수행함으로써 협력사 기술인력을 육성하는 게스트 엔지니어링 제도도 지속적으로 운영한다. 2006년부터는 연구개발 부문의 상생을 위해 매년 ‘협력사 테크데이’를 개최한다.

아울러 자동차부품산업 진흥재단을 통해 협력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 재단은 2002년 7월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외 264개 협력사가 출연해 설립됐다. 협력사를 위한 품질기술봉사단, 협력사지원단 등의 활동을 한다. 품질기술봉사단은 재단의 전문위원들로 협력사에 3~6개월 상주하며 품질을 관리하고, 기술을 지도한다. 현대차 전직 임원들로 구성된 협력사 지원단은 협력사의 경영관리 전반에 대해 무상으로 자문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해외공장을 기반으로 협력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개사가 현대차와 함께 중국· 인도·미국 등 세계 각지에 동반 진출했다. 현대·기아차는 우수 부품협력사들과 글로벌 최적 조달을 이루고 협력사들은 지속적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

2008년에는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10개 계열사와 이들의 1차 협력회사 2368개사 등이 모여 ‘하도급 공정 거래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공정하고 투명한 하도급 거래를 보장하기 위한 ▶하도급법 등 관련 법규 준수의지 및 공정거래 원칙 천명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3대 가이드라인 도입 ▶상생협력을 위한 협력회사 자금 및 기술 등 종합지원 대책 등이다.

특히 새롭게 도입한 ‘3대 가이드라인’은 공정한 하도급 거래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3대 가이드라인은 원자재 가격, 시장환경 변동요인 등을 반영한 하도급 대금 결정과 계약체결 후 서면계약서 교부, 부당한 감액행위 금지를 골자로 한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협력회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혁신 자립형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무건전화, 품질 및 기술개발 촉진, 교육훈련 및 경영활동 지원 등 다각적인 육성책을 마련했다. 재무건전화를 위해 기존에 진행해 오던 납품대금 100% 현금결제, 무담보 신용대출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론 외에도 1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자동차 연구개발비 무상지원, 경영혁신을 위한 3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 조성, 1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신용대출을 지원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하도급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서 최고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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