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그러다 보니/ 그렇다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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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일곱 살 무렵부터 매일 일기를 썼다. (그러다 보니/그렇다 보니) 지금은 하루라도 일기를 쓰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로 어떤 것이 맞을까. ‘그러다 보니’와 ‘그렇다 보니’는 둘 다 바른말이지만 의미가 다르므로 구분해 써야 한다.

둘을 구분하기 위해선 ‘그러다’와 ‘그렇다’의 뜻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러다’는 동사로 ‘그리하다’의 준말이다. ‘그렇다’는 형용사로 ‘상태·모양·성질 등이 그와 같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그러다 보니’는 ‘그리하다 보니’ ‘그렇게 하다 보니’로, ‘그렇다 보니’는 ‘그와 같다 보니’로 바꿔 쓸 수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물리치료를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그렇게 하다 보니) 이런 기적이 일어났다” “동생은 말썽꾸러기였다. 그렇다 보니(그와 같다 보니) 팔다리에 상처가 가실 날이 없었다”처럼 쓸 수 있다. ‘그러다 보니’는 ‘동작’을 나타내는 데, ‘그렇다 보니’는 ‘상태’를 나타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문제의 정답은 ‘그러다 보니’.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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