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수상전이냐, 각자도생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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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통합 예선 결승>
○·뉴위톈 7단 ●·한상훈 5단

제 6 보

제6보(50~60)=전보의 백△와 흑▲를 보면 바둑이 지닌 ‘노림’의 뼈저린 맛을 느끼게 해준다. 뉴위톈의 백△는 좌우의 흑을 둘로 가르며 “성하냐”고 묻고 있다. 한상훈은 그러나 수습은 놔둔 채 흑▲로 반격하며 백의 약점을 노린다. 기세의 대결이다. 흑이 지적하는 약점은 바로 흑를 말한다(이 돌이 움직이면 중앙 백이 둘로 갈라진다. 그건 중대 위기다). 가령 ‘참고도’ 백1로 움직이면 흑은 계속 2로 가르고 나간다. 앞길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 혼전이 된다.

뉴위톈은 장고 끝에 50의 빈삼각으로 두었다. ‘참고도’와 같은 싸움은 언제 끝날지 모르고 변화가 어디로 튈지 알 수도 없다. 50은 길게 끌지 말고 즉각 해결을 보자는 실전적인 강수다. 이런 급전에선 50과 같은 ‘밀착 행마’가 중요하다. 수상전이 벌어지면 대개 한 수 차이. 그때에 대비해서 꽉꽉 공배를 메워 나간다.

53으로 절단하자 54으로 쭉 뻗는다. 흑을 양분하며 칼끝처럼 뾰족이 머리를 내민 54가 첫눈에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55와 56으로 서로의 약점을 지켰다. 이제 하변 싸움인데 흑은 수상전으로 갈 수도 있지만 각자도생으로 타협할 수도 있다. 선택의 키를 쥔 한상훈이 하염없는 장고에 빠져들었다.

참고도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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