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 펀드 ‘독야청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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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중국 허페이의 한 귀금속 가게에서 23일 손님들이 금으로 된 액세서리를 살펴보고있다. 중국은 금시장 자유화를 위해 최근 금 수출입 취급 은행을 확대하는 내용의‘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허페이 AFP=연합뉴스]

해외 주식형 펀드가 고전하는 가운데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만 승승장구하고 있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24일 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자금 유출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수익률 부진으로 최근 한 달 동안 해외 주식형 펀드에선 1조4660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는 달랐다. 지난주에만 59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지난달 말과 비교해선 413억원이 증가했다. 지난달 중국 전체 펀드에서 2013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중국 펀드 내에서도 중국 본토 펀드에만 자금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중국 펀드는 크게 홍콩(H주)에 투자하는 상품과 중국 당국으로부터 외국인 적격 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얻어 본토에 직접 투자하는 중국 본토 펀드(A주)로 나뉜다. 그동안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H주에 몰렸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박현철 연구원은 “상반기에 큰 폭으로 하락한 중국 증시에 대해 투자자들이 ‘바닥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김용희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정책 흐름이 내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금융 중심의 홍콩보다는 내수와 경기 소비재 중심인 중국 본토 시장을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가격이 싸다는 장점도 있다. 중국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 전망치는 11.9배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평균 60%를 웃돌았던 H주 대비 A주의 프리미엄도 현재 30%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섣부른 기대심리는 금물이다. 김용희 연구원은 “중국 본토 증시는 중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시장”이라며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거치식보다는 분할 매수 방식을 택하고,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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